'120원 커피' 투표 독려로 또 불거진 선관위 현수막 공정성 논란

2025-05-27

오는 29~30일 대선 사전투표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 내걸린 투표 독려 현수막 문구다. 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이 27일 “누가 보더라도 특정 후보를 연상케하는 후보자 비방 현수막”이라며 이 문구를 허용한 중앙선관위에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을 비롯한 14명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선관위가 아무리 곱씹어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이고 판단”을 했다며 “커피원가 120원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소재다. 심지어 발언 본래의 취지를 왜곡해 악의적으로 공격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선거운동이자, 공직선거법 제90조1항(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현수막 등 금지)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는 반발이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도중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 판매가는 8000원에서 1만원”고 발언했다.

야3당 행안위원들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 논란을 비교 사례로 들며 선관위의 정치적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당시 선관위는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해 투표소 반입을 제한했다. 다만 대파 사진이나 문구가 기재된 투표참여 현수막은 허용했다. 신 위원장 등은 “875원 대파는 안 되면서 120원 커피원가는 왜 가능한가”라며 “지금이라도 커피 120원 문구 사용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수용하지 않는다면 행안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선관위는 국회 행안위의 피감기관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급기야 선거관리위원회를 겁박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민주당이 화낼 대상은 선관위가 아니라, 황당한 발언을 내뱉은 이재명 후보의 입”이라며 “현수막이 정곡을 찔렀으니 아프겠지만 국민은 현명하게 판단할 능력이 있다”고 논평했다.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선관위의 현수막 공정성 논란은 이번 대선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23일 지역 선관위가 게재를 허용한 “이번에 투표한 국민이 승리” 문구가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당원이 투표 독려 취지로 설치했는데, ‘이번에’가 숫자 ‘2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중앙선관위가 지역 선관위의 결정을 번복하고 철거를 지시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지난 총선 때도 ‘이번에도 투표 참여’ 문구를 사용했다. 황당한 오락가락 잣대”라며 반발 중이다. 당시 민주당이 사용한 투표 독려 문구는 ‘일찍 일찍 사전투표’였다.

선관위는 “특정 정당 인식 문구는 일관되게 제한해 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전례 등에 비춘 최소한의 기준조자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야3당 행안위원들은 이날 ‘내일로미래로’ 정당이 게시한 “구멍숭숭 사전투표 No” 현수막에 대해서도 “근거도 없이 사전투표제도를 음해하며 사실상 투표 행위를 방해하는 현수막”이라고 선관위의 시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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