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덮친 '보안 위협'…사이버보험 잰걸음

2025-09-03

SK텔레콤, 예스24, SGI서울보증, 롯데카드 등 대기업에서 잇따라 사이버 침해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보 유출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비와 복원력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보험업계가 사이버보험을 강화하고 나섰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침해사고 신고건수가 1034건으로 3년 전(2022년 473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2023년엔 664건, 작년은 889건으로 매년 사고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달 국가안보실은 AI를 기반으로 지능·고도화되고 있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안보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서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사이버 공격에도 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본연 기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굳건한 사이버 복원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지속 마련·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기업과 사회에 사이버 복원력이 강조되면서 사이버보험이 실질적인 솔루션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보험사들이 단순 사고 이후 보장을 넘어 예방, 컨설팅을 포함한 종합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보험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달 삼성화재는 빅데이터 분석 AI기업 S2W와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다크웹 유출 현황을 공유하고 △정보유출 진단과 평판 리스크 관리를 결합한 기업용 사이버보험 △개인 고객 대상 정보유출 탐지 등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위해 협력하게 된다.

지난달에는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보안업체와 MOU를 맺으며 보험과 보안을 결합한 종합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해상은 사이버 보안 기업 스틸리언과 협업해 사이버보험 가입 고객에게 모의해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화이트해커 모의 침투 서비스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가입자 보안 수준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리스크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DB손보는 SK쉴더스와 함께 사이버사고 예방부터 사후 대응, 복구에 이르는 과정에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견·중소기업에 보안 리스크 관리와 보상 서비스를 지원해 사이버 복원력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실제 국내 전체 랜섬웨어 침해사고 중 93%가 중견·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화손해보험은 작년 글로벌 보안전문 기업 티오리, 법무법인 세종과 함께 '보안 드림팀'을 꾸리며 일찍이 사이버보험을 보험·보안·법률이 융합된 패키지 형태로 구현한 상태다. 해당 모델은 사이버보험이 활성화된 미국 등 해외서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기업은 한화손보와 티오리가 제시하는 맞춤형 보험과 보안 서비스로 사이버 위협에 대비할 수 있다. 보험가입 후 사고가 발생할 경우엔 법무법인 세종이 법적 대응을 총괄해 기업 운영 정상화를 돕는 식이다.

한 사이버보험 전문가는 “사이버 위협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면서 국내 보험사들도 사고 후 보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처럼 맞춤형 보안과 법률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방향으로 상품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사이버보험 활성화와 정보보호 생태계 강화를 위해 기업이 보안에 투자할 경우 세재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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