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일 ‘새도약기금’ 출범과 함께 16조4000억원 상당의 장기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113만 명이 넘는 금융 취약계층이 새 출발할 기회를 얻게 된다. 경기 침체로 어려운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라지만, ▶예산 적정성 ▶성실 상환자 역차별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새도약기금과 같은 배드뱅크 프로그램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공공 부조 성격의 사회보장제도로 볼 필요가 있다.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삶이 무너진 사람들이 최소한의 생활 기반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은 공동체의 당연한 책무이다. 일부의 제도 악용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다수의 선의에 기초한 지원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
더 나아가 우리는 배드뱅크가 지닌 금융 소외계층 지원 외 다양한 순기능에 주목해야 한다. 본래 배드뱅크의 목적은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을 분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금융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다. 채무 감면이 원칙을 흔드는 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서처럼 일부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전이될 경우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떠올려야 한다. 결국 배드뱅크는 안정적인 금융 시장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배드뱅크는 부실 채권 관리 부담을 덜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부실 채권 매각으로 단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생산적 금융과 새로운 수익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연체 채무자들이 금융 활동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고객층으로 재편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배드뱅크의 사회적 효용은 금융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를 통해 산업구조 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5년 창업 생존율은 34.7%에 불과할 정도로 창업에는 높은 리스크가 따르지만, 반복되는 도전과 실패 속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탄생한다. 실패한 창업자가 재도전할 수 있도록 채무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적 지원은 산업구조 혁신에 중요한 밑거름이다.
정부도 새도약기금은 단순 부채 탕감이 아닌, 상환 능력을 잃은 분들의 재기를 지원해 경제의 선순환과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배드뱅크가 가진 사회적·경제적 역할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새도약기금이 진정한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과 함께 연대와 사회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실패한 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새도약을 통해 나아갈 목적지다.
정정훈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상반기 1.3 억 손실’ 새마을, 연체율 6%대로 낮춰 [AI 프리즘*금융상품 투자자 뉴스]](https://newsimg.sedaily.com/2025/11/05/2H0C3ECRYW_1.jpg)

!["높은 수익률·선순위 안전성 확보…유럽 부동산 투자 최적 시기 왔다" [시그널]](https://newsimg.sedaily.com/2025/11/04/2H0BP7FDHU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