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관 전 경상남도 지사를 비롯한 정치인 및 경제인 등 20여 명의 방문단이 이달 말 북한을 방문해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경기신문 취재 결과 밝혀졌다. 북한 역시 이번 방북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색된 남북 관계에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방북단은 정치권, 경제계, 학계 인사들이 두루 포함된 민간 차원의 특사단 성격을 띠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남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얼어붙은 남북 대화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지난 정부에서 단절된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민간 특사단의 움직임은 그의 정책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남북 관계는 민간 교류를 통해 긴장 완화의 실마리를 찾은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개성공단 건설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북한은 남측의 투자와 관광객 유치를 통해 경제적 활력을 얻었고, 남측은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었다. 이처럼 민간 차원의 교류는 남북 간 신뢰를 쌓고, 경색된 관계를 풀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남북 관계는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이후 몇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관계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두관 전 지사 등을 주축으로 한 이번 방북이 성사될 경우,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방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향후 정부 차원의 남북 대화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의중이 아직 불확실하고, 남북 간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방북 추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주시하며 신중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이번 방북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