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이 미래 먹거리 발굴을 넘어 비즈니스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주요 제품의 해외시장 출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글로벌 파트너십과 제품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온콜로지 그룹 산하 메디슨 부문을 신설하고, 주요 팀을 재편하는 등 대규모 R&D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설된 메디슨 부문은 사내 흩어져 있던 의사 출신 R&D 인력을 한데 모아 연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루닛 내 의사 출신 연구 인력은 총 15명으로, 그동안 제품 개발과 검증을 위해 필요에 따라 각각 다른 팀에 소속됐었다.
메디슨 부문은 △메디컬 사이언스 △메디컬 데이터 매니지먼트 △바이오메디컬 리서치 △파마 스트레티지팀으로 세분화돼 데이터 분석, 시장 조사,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담당하게 된다.
IT 개발 조직도 전면 재편했다. 캔서 스크리닝 그룹 산하 IT 개발 조직인 '인핸스먼트 인지니어링' 부문은 제품(프로덕트 인핸스먼트), 고객(컨슈머 서포트&오퍼레이션)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AI 리서치·캔서스크리닝 부문 역시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개편을 단행했다. 전반적인 데이터 획득, 관리를 책임지는 데이터 인텔리전스팀 외에 브레스트, 체스트팀을 별도 신설했다. 각각 유방암과 흉부 엑스레이 특화 데이터 마이닝을 맡는다. 이를 통해 유방암 진단 인공지능(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와 흉부 엑스레이 AI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등 주요 솔루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연구지역도 세분화해 시장과 기술 특성을 반영케 했다. 기존 메디컬 어페어스 부문을 개편해 북미와 한국,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NAKA 메디컬 사이언스와 유럽, 일본을 책임지는 글로벌 메디컬 사이언스 영역으로 나눴다.
이번 R&D 조직개편은 주력 제품 사업화가 완성되면서 성장 가속화를 위한 조직 혁신이 배경이다. 루닛은 현재 △응급질환 판별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트리아지'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 3종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올해엔 생성형AI 기술을 적용한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자동생성기까지 FDA 허가를 노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9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 확보를 넘어 시장 주도권을 노린 R&D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루닛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사업화 심화 과정에서 기능에 대한 구체화, 세분화가 목적”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가 안정화되고 해외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제품과 지역 등에 대한 R&D를 강화해 2027년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