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도 등급 있어…‘UPF 50+’ 꼭 확인하세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오랫동안 여름철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온 ‘햇빛 차단용 양산’이 최근 미국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는 아시아인들이 강한 햇빛 아래 우산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이색적으로 비쳐졌지만 이제는 서구인들조차 기록적인 폭염과 자외선 피해를 체감하며 양산의 실용성을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틱톡을 비롯한 SNS에서는 “양산 없이는 녹아버릴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사용 후기 영상이 확산 중이다.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양산이 자외선 차단을 위한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단순히 피부 미백이나 미용을 위한 선택을 넘어 기미·색소침착·조기 노화·피부암 예방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생활 문화로 발전해 왔다.
헬렌 히 박사 마운트 시나이 클리닉 피부과 전문의는 20일(현지시간)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자외선 차단이 일상의 습관처럼 자리 잡고 있다”며 “양산 사용 역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과 노화를 줄이기 위한 문화적 대응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양산, 자외선과 적외선 모두 차단
양산은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UV)은 물론 열감을 유발하는 적외선(IR)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화상, 탄력 저하, 색소 침착은 물론 피부암 위험까지 커질 수 있어 차단 노력이 중요하다.
모든 양산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히 박사는 “일반 패션용 양산보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인증된 ‘UPF 50+’ 등급의 UV 차단 양산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이 제품들은 촘촘한 직조 원단에 UV 차단 코팅이 적용돼 자외선의 약 98% 이상을 막아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의 크기와 색상도 차단 효과에 큰 영향을 준다. “어두운 색일수록 자외선 흡수력이 높으며, 양산의 지름이 클수록 신체 더 많은 부위를 보호할 수 있다”고 히 박사는 덧붙였다. 또한 “밝은 색 양산을 선호할 경우 안감이나 외부에 검정 또는 은색 반사 코팅이 된 제품을 선택하면 자외선 및 열기 차단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양산 하나만으로는 완전한 자외선 차단이 어렵다고 강조한다. 햇빛은 콘크리트, 유리, 모래, 물 등 다양한 표면에서 반사되기 때문에 양산 아래에서도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다.
히 박사는 “SPF 30 이상 선크림을 수시로 덧바르고, UPF 의류를 함께 착용해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자외선 강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라 외출을 자제하거나 그늘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폭염 시대 피부 건강,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의 일상화가 피부 건강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미용적인 이유로만 여겨졌던 자외선 차단 노력이 이제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산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피부암 예방까지 연결되는 실용적인 건강 도구”라며 “이제는 동양과 서양 모두가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보호 수단을 생활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양산 선택 시 체크 포인트
-양산 크기가 커서 넓은 부위를 가릴 수 있는지?
-UPF 50+ 이상 자외선 차단 인증 제품인지?
-검정·은색 반사 코팅이 적용되어 있는지?
-촘촘한 직조 원단으로 되어 있는지?
-UV 차단 코팅이 적용돼 있는지?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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