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뒤 3연패로 '역스윕 위기' 이겨내고 마침내 챔피언 등극
허일영 14점 맹활약... 조상현, 선수·코치·감독으로 우승 경험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조상현 감독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LG 선수도 응원하던 LG팬도 미소지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한 편의 '농구 드라마'로 대미를 장식했다.
주인공이 된 창원 LG는 1997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비록 조연에 그쳤지만 3연패 뒤 3연승으로 세계 농구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의 노렸던 SK는 아름다운 패자가 됐다.
LG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7차전에서 SK를 62-58로 누르고 4승 3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2022년 LG 지휘봉을 잡은 조상현 감독은 데뷔 시즌과 2023-2024시즌 잇따라 팀을 4강 PO에 올려놓은 것에 만족해야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구단 첫 우승을 일궜다. 조 감독은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 전희철 SK 감독에 이어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경험한 3번째 농구인이 됐다.

3점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14점을 몰아친 LG의 39세 베테랑 허일영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허일영은 기자단 투표에서 80표 중 32표를 획득, 칼 타마요(23표), 아셈 마레이(22표)를 제치고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양 팀은 모두 슛 난조를 보인 가운데 LG가 1쿼터 10-8로 앞서나갔다. 양 팀 합계 18점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한 쿼터 최소 득점 신기록이다.
2쿼터에도 양 팀의 슛은 여전히 영점이 맞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공격 리바운드에서 앞선 LG가 격차를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쿼터 초반 허일영과 양준석의 3점이 잇따라 터진 LG가 8점 차까지 달아났으나 막판 잇단 턴오버에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추격을 허용해 27-23으로 전반을 마쳤다.

이후 팽팽하던 경기 흐름은 4쿼터 LG의 외곽포가 폭발하면서 요동쳤다. 종료 전 5분여를 남기고 허일영의 3점으로 55-45, 이날 첫 10점 격차를 만들었다. SK는 거세게 반격했다. LG의 득점을 약 3분 동안 묶고 김형빈의 연속 3점과 김선형이 속공 득점으로 53-55로 따라붙었다. 1분 58초를 남기고는 LG 타마요가 김태훈에게 파울을 범해 5반칙 퇴장당하고, 김태훈의 자유투 득점이 더해지면서 SK는 54-55를 만들었다.
이후 SK 공격은 김선형과 워니의 잇딴 슛 불발로 소득 없이 끝났다. LG는 유기상의 스틸에 이은 속공에서 마레이가 38초를 남기고 득점해 57-54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 종료 20여초를 앞두고 58-55로 앞선 LG가 공격에 나섰고, SK는 파울 작전에 돌입했다. SK는 워니가 11.1초를 남기고 3점을 꽂아 2점 차를 만드는 등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으나 유기상이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하면서 LG가 승리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