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콜마 남매 갈등에 윤동한 회장이 중재에 나섰다. 현 경영구조를 유지하는 쪽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쇄신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지분 싸움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날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개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딸인 윤여원 대표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한국콜마그룹의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관련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에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부진이 이유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까지 계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1092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매년 하락해 2024년에는 246억원을 기록, 4년전보다 5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콜마홀딩스는 이사회에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승화 부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내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이를 위한 이사회 개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콜마홀딩스는 지난 2일 대전지방법원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남매 갈등'이 불거졌다.
이날 윤 회장은 "윤 부회장이 합의된 경영 승계구조에 이견을 표한 것"이라며 "이런 이견이 갈등처럼 비친 점은 유감스럽다. 창업주로서 직접 나서 그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도 콜마홀딩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동일 입장문을 내고 "회장님의 말씀은 경영부진을 겪고 있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콜마홀딩스는 더 이상 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을 쇄신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의 중재에도 윤여원 대표 등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를 재정비하겠다는 뜻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이 뜻을 바꾸지 않을 경우 자칫 아들과 부녀의 지분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지분만 따지면 윤 부회장이 크게 앞선다. 윤상현 부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하고 있고 윤여원 사장은 7.60%, 윤동한 사장은 5.59%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사위 이현수(3.02%), 재단법인석오문화재단(0.11%) 등과 최근 경영 참여 의사를 내비친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5.69%)과 손잡으면 지분 합은 22%대로 경영권을 위협할만한 지분이 된다. 다만 달튼은 이사진 멤버 참여, 주주가치 제고 등을 요구하고 있어 우호세력으로 확보하려면 다수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
윤 부회장의 마음을 돌리기까지는 최대 두 달여의 시간이 남았다. 보통 소 접수 이후 주총 소집까지는 한 달 반에서 두 달여가 걸리기 때문이다.
콜마홀딩스는 앞서 "시기 상조"라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입장문에 대해 "이번 사안은 그룹 전체의 건전한 지배구조 아래 이뤄지는 자회사의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보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