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해오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는 공지를 돌연 내놨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시설인 만큼 초기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해 상품성을 개선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웹사이트인 조선관광은 지난 16일 공지를 통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7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면서도 "외국인 관광객은 잠정적으로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광업을 통한 외화벌이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공지는 일시적인 조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관광업을 발전시키면 사회주의 문화건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과 함께 지방의 진흥과 나라의 경제 장성을 추동하는 또 하나의 동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관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신축 시설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임시 조치에 나섰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북한의 기후상 여름 한 철 정도만 관광객을 많이 끌 수 있기 때문에 건설 자체를 시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각종 시설물을 서둘러 준공했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견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외신들이 위성영상 분석이나 현지 취재를 통해 원산갈마해안지구가 완공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는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방국인 러시아 언론인조차 북한이 공개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의 모습은 연출된 것이란 지적을 내놨다. 지난 11~13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원산을 다녀온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의 기자는 자신들이 도착했을 때 갈마지구의 해변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며, 북한 매체가 보도한 사진과 같은 인산인해의 풍경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자신들과 관련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노출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수 있다. 오는 10월 평양에서 열리는 추계국제무역박람회(PITF)를 계기로 평양 관광객을 모집하면서 언론인, 여행 콘텐트 제작자, 인플루언서의 참가를 금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새로 들어선 시설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임을출 교수는 "사망까지는 아니더라도 물놀이 시설 등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금강산 단체 관광을 운영하면서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 당국의 예상보다 저조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유로운 관광이 어려운 점, 비싼 여행 비용 등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BC 방송에 따르면 원산갈마지구 사흘 일정을 포함한 1주일 간의 북한 여행 비용은 약 1800달러(250만원 상당)에 달하는데, 이는 러시아 근로자의 평균 월급보다 60%가량 더 높은 금액이다.

◇김군옥영웅함 진수 2년 되도록 운용 못 해
북한이 지난 2023년 9월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수한 김군옥영웅함이 2년 가까이 지나도록 작전 운용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17일(현지시간) "실전 배치가 지연되면서 김정은의 '현대적 해군 건설' 구상이 좌절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김군옥영웅함은 진수 이후 장기간 바다에 나간 징후가 없으며, 실제 작전 운용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체는 앞으로 6~12개월 동안 잠수함 개조 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김군옥영웅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