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데뷔전' 정기선 회장, K-조선 선봉에···통합 HD현대重, 美투자 급물살

2025-10-27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혁신의 여정을 함께할 준비가 됐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K-조선의 선봉에 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회장으로서 첫 글로벌 데뷔전에 나선 정 회장은 미래 조선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27일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로 열리는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의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APEC 2025 KOREA'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미 해군을 필두로 하는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 등, 해양 지배력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에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며 회장 자격으로 처음으로 참가한 공식 석상에서 '마스가'(MASGA)로 대표되는 한미 조선 협력을 강조했다.

'데뷔 무대' 정기선 회장 "美 해양 르네상스 여는 파트너"

이 자리는 정기선 회장이 지난 17일 회장 승진 이후 처음 참가한 외부 행사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부회장·수석부회장 시절에도 외부에 HD현대의 미래 청사진을 직접 발표하며 대표자 격 행보를 밟아왔지만, 이번 회장으로서의 발언은 무게감을 더했다. 이번 APEC 행사는 재계뿐 아니라 다자주의 외교 무대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이다.

특히 조선의 경우, APEC 권역의 해양 방산 협력이라는 거시적 주제 아래, 각론으로는 한미 조선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정 회장의 역할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HD현대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북미로 이어지는 환태평양 벨트에 전략적 협력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조선소는 한국·미국과의 조선 협력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세계 조선 1위 기업 수장답게 미국뿐 아니라 태평양 지역 국가와의 조선 협력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HD현대와 국내 조선업을 세계에 알리고 오너로서 존재감을 굳혔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한국, 필리핀, 뉴질랜드, 페루 등 세계 각국의 해군에 100척 이상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 인도한 경험을 활용하겠다"며 "미국의 새로운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서, 혁신의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됐다"면서 아태 지역 국가와의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간 경계를 넘는 긴밀한 협력, 즉 혁신을 위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급물살···"조만간 발표 있을 것"

정기선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지 불과 10일 만에 HD현대의 마스가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HD현대는 정기선 회장 시대를 맞아 조선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을 오는 12월 1일 공식 출범시킨다.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됐다.

정 회장의 취임과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에 맞춰 본격적인 해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대로, HD현대의 투자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던 HD현대가 강력한 오너 경영체제 속에서 미국 진출 전략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전환했다. 특히 이번 APEC을 계기로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참여, 인수, 직접 건립 등 다양한 논의가 오고갈 전망이다.

실제로 전날(26일) HD현대는 미국 헌팅턴 잉걸스와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여기에는 한국 조선사 최초로 미국 해군 설계를 포함한 생산시설 인수까지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 사는 이번 MOA를 통해 군함 건조를 위한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 투자도 함께 하기로 했다.

정기선 회장은 퓨처 테크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여러 가지 옵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HD현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준비가 잘 된 파트너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어제도 발표가 있었는데 조만간 여러 가지 발표가 있을 테니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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