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확보 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2030년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배 장관은 29일 경기도 안산시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진행된 ‘AI 고속도로 현장 간담회’에서 “AI 고속도로 구축의 핵심인 첨단 GPU 확보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며 “내년까지 최대 3만7000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AI 고속도로는 전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국내 산업과 사회 전반에 AI 기술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국가 인프라 구축 구상이다.
정부의 GPU 5만장 확보 시점은 2030년에서 2~3년 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올해 첨단 GPU 1만3000장, 내년에는 추가로 1만5000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첨단 GPU 9000장 규모의 슈퍼컴 6호기를 구축하면 내년까지 최대 3만7000장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GPU 확보에 속도를 높이려는 건 향후 2~3년이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은 골든 타임으로 보기 때문이다. 배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2~3년 내 미·중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AI 모델과 AI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근간이 되는 게 GPU 확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예산안’에 따르면 AI 관련 예산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넘게 늘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카카오와 NHN,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배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정부가 AI 생태계를 잘 구축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테니, 기업들은 시장 생태계를 활성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AI 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규제 정비 등 다양한 의견도 내놓았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소방법 등 파편화된 규제를 한 데 모아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방에 데이터센터만 홀로 있으면 인력 운영이 어렵다”며 “데이터센터와 지역 거점 대학, 연구소 등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만들면 지방 진출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배 장관은 “국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도적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 기업들은 간담회에 앞서 ‘첨단 GPU 구축 및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 경쟁력 강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AI 고속도로 구축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