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지원을 목표로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절차에 착수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18일(현지시간)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을 위해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에 대한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연방정부 대출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에서 “해당 조치는 미국이 국내 제조업 기반을 확대하고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원전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내 원자력발전 분야 1위 기업으로 지난해 스리마일섬 원전을 재가동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산된 전력은 20년간 MS에 판매될 예정이다. MS, 구글 등 AI 산업에 진출한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는 향후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 핵심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선 원활한 전력 공급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AI 산업의 병목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이 아니라 전력 부족”이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은 AI 산업 내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부족한 전력을 메꾸기 위해 폐쇄 원전 재가동은 선호되는 옵션이다. 앞서 지난달엔 구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45년간 운영된 뒤 2020년 가동을 중단한 아이오와주 두에인아널드 원전 재가동 계획이 발표됐다. 2022년 가동이 중단된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전도 홀텍 인터내셔널 등 기업 주도로 내년 초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내 스리마일섬 원전이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의 이날 조치는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스리마일섬 원전은 1979년 냉각수 공급 중단 문제가 발생,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사고를 기점으로 미국 내 반원전 운동은 극심해졌고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은 원전 건설 중단을 선언했다. 신규 원전 건설 인허가가 중단되며 첨단을 달리던 미국의 원전 건설 능력은 크게 저하됐다. 미국은 현재 원전 94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1990년대 이후 추가된 대형 원자로는 단 3기다.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사고 발생 원자로는 영구 폐쇄됐다. 이후 남은 1개 원자로는 계속 운영되다 2019년 비용 부담 문제로 가동이 중단됐는데 이를 재가동하겠다는 게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의 구상이다. 원전 재가동을 위해서는 향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승인을 거쳐야 한다.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시 약 835㎿(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약 8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친(親)원전 정책을 확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 약 97GW(기가와트)에서 2050년 400GW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원자력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를 추가한다는 내용도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AI 분야 글로벌 경쟁 확대, 에너지 독립 필요성 증가 등 내용이 원전 정책 확대 필요성으로 적시됐다.
폐쇄된 원전을 재가동 하거나 신규로 원전을 건설하는 등 원전 확대 기조는 국제적인 추세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탈원전 정책 최전선에 섰던 유럽 국가들도 원전으로 회기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도 원전 회기 움직임에 적극적이다. 이날 교도통신은 도쿄전력의 니가타현의 가시와자키 카리와 원전이 재가동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원전이 재가동 된다면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원전 중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재가동 되는 첫 사례가 된다.


![[AI의 종목 이야기] CEG, 에너지부 10억달러 대출 확보…주가 5% 급등](https://img.newspim.com/etc/portfolio/pc_portfolio.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