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청탁 3인방’ 모두 구속···건진, 이젠 ‘김건희에 선물 전달’ 인정할까

2025-08-22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21일 구속됐다. 앞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영호씨(구속 기소)와 김건희 여사도 구속되면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통일교 측이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선물들을 건네며 교단 현안 청탁을 시도한 의혹 관련자 3명의 신병을 모두 확보했다. 이들 중 김 여사와 전씨는 진술을 거부하거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장 20일간의 전씨 구속기간 동안 전씨의 ‘입’을 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이 김 여사와 전씨, 윤씨에 대해 청구해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들에는 전씨를 통한 통일교 측의 김 여사에 대한 청탁 혐의가 공통으로 적시됐다. 전씨는 2022년 4~8월 윤씨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총 8200여만원 상당의 목걸이와 가방 2개 등 김 여사 선물용 물품을 받은 뒤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통일교 측의 청탁 내용은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새마을운동 아프리카 수출 지원 등이다. 특검팀은 이 중에서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일부 청탁은 실제 실현된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구속 전후 특검 조사에서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교단 차원에서 김 여사에 대한 청탁과 금품 전달이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전씨는 ‘윤씨로부터 청탁과 물품을 받기는 했지만,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물품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여사도 구속 전 특검 조사에서 ‘통일교 측의 청탁과 선물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고, 구속 후엔 입을 닫고 있다.

앞선 서울남부지검 수사뿐 아니라 특검 수사에서도 통일교 측이 건넨 김 여사 선물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선 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돼 온 데에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 목걸이와 가방 실물을 확보하지 못한 게 한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팀이 지난 12일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데에도 ‘진품 목걸이’ 실물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전날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김 여사가 ‘직접 구입한 모조품’이라고 주장했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자신이 선물했다는 자수서와 함께 목걸이 실물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이를 김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하면서 법원으로부터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다.

법원이 통일교 측의 김 여사 청탁 물품 실물 없이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사실은 특검팀이 김 여사와 전씨, 윤씨 간 통화 녹취와 문자 메시지, 관련자 진술만으로도 김 여사에게 통일교 측의 금품과 청탁이 전달된 혐의를 상당 부분 입증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실물이 확보될 경우 수사가 훨씬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를 위해선 특검팀이 이 사건의 전모를 아는 전씨로부터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전씨가 구속 이후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김 여사 구속 이후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입을 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궁지에 몰린 김 여사가 일부 혐의를 선별적으로 시인하고 형량 감경을 노리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특검팀은 23일 김 여사를 구속 후 네 번째로 불러 조사를 이어가려 했으나, 김 여사 측은 22일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전씨 또한 22일 구속 후 첫 특검 조사에 건강상 이유로 불응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와 전씨에게 오는 25일 오전 10시로 출석 날짜를 다시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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