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품 안긴 11번가, '검색 중심' 대전환…박현수 대표 “자력 생존” 강조

2025-11-13

SK플래닛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11번가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검색 중심' 사업 구조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이익 창출 능력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자력 생존'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박현수 11번가 대표는 최근 11번가의 SK플래닛 자회사 편입이 결정된 직후 구성원들에게 보낸 내부 레터에서 “현재의 홈탭(첫 화면) 중심 사업구조로는 성장과 자력 생존이 불가하다”면서 “미들·롱테일 상품의 검색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레터에서 현재 11번가의 홈탭 상품은 대부분 시장 최저가 수준으로 고객 유입에는 효과적이지만, 수수료의 상당 부분이 할인 재원으로 쓰여 이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방문 고객 대부분이 홈탭이나 베스트탭(인기상품)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이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는 검색을 통해 다양한 상품이 노출되고 거래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며 “홈탭 상품 대비 2배 이상 이익률이 높은 미들·롱테일 상품이 검색을 통해 팔릴수록 광고 매출과 수익성도 함께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11번가는 몇개월전부터 검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11번가와 경쟁사의 인기 카탈로그를 정의하고, 동일하거나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만들어내는 상품을 확보해 이를 검색 결과에 부각시켜 노출하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재무적 성과는 한순간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점진적으로 시장 최저가 상품이 늘고 주요 검색 결과에 부각되면 소비자의 행동 패턴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1번가는 지난 2023년부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하지만 쿠팡을 비롯한 일부 이커머스 기업에 소비 수요가 몰리면서 부침을 겪었다. 11번가의 이번 '검색 중심 성장' 전략은 수익구조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상품을 검색하는 수요가 증가해야 이커머스 플랫폼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현재의 영업이익 수준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방식으로 성장을 만들고 보다 큰 이익규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1번가의 SK플래닛 자회사 편입은 이르면 이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분할 매각을 추진했던 기프티콘 사업은 SK플래닛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박 대표는 기프티콘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을 강화해 개선된 재무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내 타운홀 미팅을 열고 구성원에게 구체적인 경영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