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연패 뒤 2연승.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올라갈거다. 아직 100경기도 넘게 남았다”고 강조했다.
두산의 시즌 출발 발걸음은 무겁다. 2연승한 지난 14일까지 18승2무22패를 기록, 하위권으로 처지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승패 마진은 좀처럼 ‘-4’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 곽빈(내복사근), 홍건희(오른쪽 팔꿈치), 이유찬(왼쪽 팔꿈치) 등 핵심 전력에 포함돼 있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최악의 상황이 당장 해소될 분위기가 아니지만, 장기 레이스에서 이 상황을 끊어낼 터닝포인트를 만날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다.
이런 위기임에도 상위권과 거리가 더 벌어지지 않는 것 역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4위 NC까지는 1.5경기 차에 불과하다. 흐름만 한 번 타면 단숨에 상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두루 기회를 주며 돌파구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지난 시즌 리그 1위의 불펜 평균자책(4.54)의 두산은 필승조 홍건희의 부상, 셋업맨 이병헌과 마무리 김택연의 부진에도 평균자책 4.02(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고효준, 홍민규, 박치국, 박신지 등으로 새로 구성된 계투진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선발진에서도 최승용, 최원준이 기대 이상의 호투로 곽빈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감독은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된다. 이럴 때는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가고, 기가 좋은 선수를 써야 한다”고 했다. 김재환, 양석환, 강승호 등 베테랑 타자들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한 상황도 힘겹게 넘기고 있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상황에 집중한 이 감독은 “1년 144경기를 하다 보면 예상치도 못한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더 안 좋은 상황도 만날 수 있다. 시즌 초반에 우리가 어려운 상황을 빨리 만났을 뿐”이라며 “아직 100경기 이상 남지 않았나.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12연승 중인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말 동점 투런홈런을 맞고도 연장 승부 끝에 승리를 가져온 경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자칫 수렁에 빠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승리였다. 이 감독은 “굉장한 큰 승리였다. 힘들지만 지금 이 힘든 시기를 또 이겨내야 한다”고 차분하면서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그는 또 “팀이 좋지 않을 때는 안팎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온다.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들 모두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만 잘해내면 올리갈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