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무더운 여름도 휴가철도 막바지를 향하는 8월 말입니다. 오늘 추천할 OTT 콘텐츠는 ‘휴가’를 소재로 50대 중년 커플들의 위기를 다룬 넷플릭스 코미디 시리즈 <우리들의 사계절>(The Four Seasons)입니다.
20대부터 서로를 알고 지낸 세 쌍의 커플이 주인공입니다. 케이트(티나 페이)와 잭(윌 포트), 대니(콜먼 도밍고)와 클로드(마르코 칼바니), 닉(스티브 카렐)과 앤(케리 케니실버). 이 여섯 명은 ‘평생 친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이입니다. 수십 년 동안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만나서 주말 휴가를 즐겨왔거든요. 시리즈는 이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휴가를 2회씩 보여줍니다.


봄 편(1~2회), 친구들은 결혼 25주년을 맞은 닉과 앤의 집을 찾습니다. 안부를 짧게 묻고 자기 집처럼 요리해서 나눠 먹는 이들 사이엔 오래 다져 온 세월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유쾌하고 평범하게 끝날 수 있던 휴가는, 닉이 잭과 대니에게 “앤과 헤어지려고 생각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며 위기를 맞습니다. 앤이 25주년을 맞아 ‘결혼 서약 재갱신 파티’를 계획 중인 걸 아는 친구들은 그 사이에서 안절부절못합니다. 이들의 봄 휴가는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요.
<우리들의 사계절>은 시트콤적인 요소가 강한 시리즈입니다. 50대. 자기 취향을 비교적 확실히 알고, 경험이 많은 대신 체력은 떨어지는 나이. 내심 ‘영’해보이고 싶으면서도 ‘중년의 위기’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체면을 차리게 되는 나이. 그런데 어쩐지 이 여섯은 모였다 하면 애가 되는 듯합니다. 여섯이 다 같이 있을 땐 하하호호 하다가도, 부부끼리 갈라질 땐 “아까 걔 그 말하는 거 들었어?” 하면서 뒷말을 하는 식이죠.

부부끼리의 싸움도 잦습니다. 똑부러진 케이트는 허허실실 사람 좋은 잭을 잘 못 믿는 경향이 있고, 아내바라기인 잭은 혼자여도 즐거워 보이는 케이트가 서운합니다. 대니와 클로드는 사랑이 넘치지만, 회피형인 대니는 이탈리아계 소통왕 클로드를 가끔 버거워합니다. 이혼을 결심한 닉은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앤을 지겨워합니다. “밤마다 아이패드로 농장 게임만 한다고!” 하소연하죠. 위기의 부부는 결국 이혼을 하게 될까요? 둘이 헤어진다면, 이 친구 모임은 어떻게 될까요.
오래 안 만큼 편하고, 그래서 때론 선을 넘고, 신랄하게 싸우지만 또 서로 금방 화해하는 관계. 시리즈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중년들의 우정과 사랑을 유쾌하게 담아냅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여름, 가을, 겨울이 각 계절을 다룬 회차마다 적재적소에 삽입되는데요. 싸움과 불평불만으로 빚어진 난장판에 깔리는 고상한 클래식 음악은 상황을 더 우스꽝스럽게 만듭니다.
시리즈는 앨런 알다 감독의 <사계절>(1981)을 2025년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알다 감독은 2화에서 앤의 아버지로 특별출연했습니다.


케이트 역을 맡은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희극 배우 티나 페이는 이 작품의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사계절>은 그가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NBC 시트콤 <30 Rock> 제작진들과 합심해 만든 작품이죠. 한편 대니 역의 콜먼 도밍고는 다음달 14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7회 에미상 코미디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 화에 30분 내외로 보기에도 부담이 없는 시리즈입니다. 신랄한 말장난에 웃다 보면 순식간에 한 편이 끝납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정이 드는 것도 금방입니다. 지난 5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 시리즈는 시즌2 제작이 확정됐습니다. 8부작. 19세 이상 관람가.
출연자 케미 지수 ★★★★: 분명 안 맞는데도 우당탕탕 어우러지는 우정
휴가 조장 지수 ★★: 저렇게 싸울 거면, 집에 있는 게 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