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0일 “나는 경호 필요 없다. 총 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막을 설치하는 등 경호를 강화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과잉 경호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 남부골목시장 유세에서 “경찰 경호 필요 없다 그랬더니만 민주당하고 형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경호 안 받으면 안된다고 하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후보를 겨냥한 듯 점퍼를 열어젖히며 “저는 방탄조끼를 입고 있지 않다”고도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수천만원 혈세를 들여 방탄 유리막을 설치했다더니 과연 온통 상식을 벗어난 망상과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며 “무책임한 과대망상의 선동가에게 국정 운영을 맡겨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가 연일 방탄복을 입고 3중 철통 경호에 돌입하더니 이제 국민 앞에 방탄유리로 둘러싸 자신만의 ‘벙커’를 만들었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자가 국민이 그렇게 두려워서야 되겠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온 나라를 방탄의 늪, 정쟁의 수렁에 빠뜨려 놓고 더 숨을 곳이 필요한가”라며 “그 정도면 차라리 스스로 감옥에 가는 것이 가장 평온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부터 신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세 현장의 연단의 정면과 양옆 등 3면에 방탄유리막을 세우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이 후보를 겨냥해 러시아제 저격 소총이 밀반입됐다는 제보가 들어오는 등 안전이 우려된다”며 유리막 설치를 예고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총기 피습을 당한 후 정면을 포함한 4면 방탄유리막 안에서 선거 유세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