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현장에서 들었던 노래는 오랫동안 기억에 머물러 있다.
“때로는 이 길이 멀게만 보여도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흘러도
모든 일이 추억이 될 때까지
우리 두 사람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리.”
청년에게 쉴 곳은 없었다.
그의 짧은 삶에 ‘두 사람’의 시간도 짧았다.
노인의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은 오래됐지만 깨끗한 원룸 건물이었다.
도착하니 오전 8시10분이 지나고 있었다.
30분에 만나기로 했으니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차에서 기다리려는데 웬 할아버지 한 분이 차 유리를 똑똑 두드렸다.
“일찍 오셨네, 나는 아침마다 여기 쓰레기들을 정리해요.”
“안녕하세요. 음….”
말을 흐린 건 내가 통화를 한 의뢰인이 할머니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부부인 걸까.
그냥 일하는 분이면 괜히 말이 오가다가 혹시 알아선 안 될 걸 꺼낼까봐 주저했다.
“우리 할멈이 전화했지, 이리 와요.
우린 여기 꼭대기에 살아.
따뜻한 콩국 한 잔 줄게, 나는 아침에 여기서 이걸 마시거든.”
친절한 양반이었다.
내게 말을 건네는 모양새도 자연스러웠다.
딱히 일을 맡긴 사람이라 베푸는 호의는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그럴 듯한 사람 좋은 노인네였다.
“내가 늘 이 시간에 콩국 챙겨 나와 여기서 마셔.
그러면 그 청년은 늘 8시25분에 출근하거든.
4년 넘게 쭉 봤던 거지.”
무슨 말인가 했더니 갑자기 고인의 이야기를 꺼내는 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