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제리 캐플런 미 스탠퍼드대 교수가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의 AI 정부 전환은 두 차례의 물결(wave)을 통해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정부로 쇄신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이며 이 같은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캐플런 교수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를 일상 업무의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제1의 물결’을 넘어 행정 프로세스 자체를 AI 시대에 맞게 재설계(reengineering)하는 ‘제2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994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온세일닷컴을 공동 창업한 ‘연쇄 창업가’이자 ‘인간은 필요 없다’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로 잘 알려진 AI 분야의 권위자다.
캐플런 교수는 “AI 정부란 단순히 공무원들이 업무를 더 빠르게 처리하는 수단을 넘어선다”며 “AI가 행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전기모터가 등장한 후에도 기존의 증기 기반 공장에서 새로운 생산구조로 바뀌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듯 AI 전환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긴 안목에서 AI 정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이 AI 경쟁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그는 “한국은 과거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해외의 기술을 완성도 있게 응용해낸 적이 있다”며 “AI도 가장 최신의 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구현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캐플런 교수는 이어 AI 부총리직 신설 및 정부의 퍼스트바이어 역할을 강조한 본지의 제언에 대해 “훌륭한 정책”이라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