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AI로 여는 철도교통의 미래

2025-08-27

최근 한국은행이 제시한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은 0.8%에 머물렀지만, 대만 정부는 올해 자국 성장률을 3.1%에서 4.45%로 상향 조정했다. TSMC를 필두로 대만 반도체 산업의 인공지능(AI) 서버용 칩과 차량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그 성장 배경이다.

이처럼 AI 산업이 국가 경제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AI 트랜스포메이션(AX)'은 단순한 디지털 기술 도입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국가 주요 인프라이며 기간 산업인 철도산업에서 AX 도입은 특히 절실하다. 철도는 국민에게 안전성, 편의성, 정시성으로 일상을 책임지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제조업 분야다. 하지만 최근 중국 철도기술 부상으로 우리 글로벌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철도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AI 전환이 필수적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은 철도산업 AI 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철도교통AX본부'를 신설하고 AI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자 관점에서 AI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데이터'다. 철도교통 인프라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됐으므로 그 데이터도 공공 자산이지만, 철도교통 유관기관 데이터가 분산돼 있고 표준화도 부족해 연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수집 목적이 구체적이지 않아 데이터 품질도 문제고, 그 활용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도 미흡하다.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데이터 문제만 해결된다면 AI로 개척할 수 있는 미래는 다채롭다. 철도연에서 개발 중인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철도분야 AI 생태계 선도를 위해, 이에 특화된 '레일(Rail)GPT'를 개발 중이다. 레일GPT는 철도 분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불필요한 범용 지식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지식에 집중한다. 또 철도 분야의 신뢰성 있는 데이터에 기반해 규정, 운영 절차에 적합한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이러한 레일GPT를 중심으로 철도차량 유지보수 지능화, 철도시설 점검 자동화, 신속한 철도 운영 계획 수립, 철도 안전 강화를 위한 지능형 RAMS(철도시스템 신뢰성·가용성·유지보수성·안전성 기술 요건) 체계 등을 지원할 수 있다.

둘째, 철도 인프라 설계, 시공 및 유지관리까지 전 주기에서 혁신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설계단계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궤도설계 자동화로 수량산출서, 구조계산서 및 설계도면 등을 작성하며, 시공단계에서는 카메라와 AI를 활용하는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레일 최적 보수 시기.비용 등 산정이 가능해진다.

셋째, 철도종합시험선로 AI 전환으로 사전예방적 안전체계와 신개념 유지관리 체계를 구현할 수 있다. 시험선로에 AI 기반 CCTV로 주변 작업자, 열차 등 주요 객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위험 요소를 분석해 중대 재해를 예방한다. 또 AI가 접목된 라이다(Lidar) 센서는 선로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점검한다. 더 나아가 AI 비전 처리 기술로 열차 차륜 형상을 실시간 측정하고 주행 특성과 마모 상태를 분석해 선제적인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한다.

AX는 국가 철도 교통 주권 확보, 공공서비스 고도화, 산업 생태계 혁신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세 가지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철도연은 AX 구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철도교통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며, 국내 철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급격히 변화하는 시기에 철도산업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rockcore@kr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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