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 "바이오 중심지 보스턴서 '넥스트 렉라자' 발굴할 것" [바이오USA]

"보스턴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지입니다. 지난해 미국 법인을 보스턴으로 통합한 것도 보스턴 생태계의 이점을 살리기 위함입니다"

이영미(사진) 유한양행(000100) 부사장은 바이오USA가 열리는 미국 보스턴에서 17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의 바이오USA 참가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후 첫 바이오USA 참가다.

이 부사장은 참가 목적에 대해 "바이오USA에서 회사의 파이프라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첨단기술을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며 "항암 분야에서는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약물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거나, 병용 파트너로 시너지가 기대되는 물질을 탐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만·대사 분야에서는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타깃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면역·염증 분야에서는 블록버스터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경구용 저분자 신약 및 새로운 기전의 바이오의약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기존 저분자화합물이나 항체와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약물 외에도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 RNA 타겟 기반 치료제, ML/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파트너링 미팅을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바이오USA에서 주목되는 기술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 "빅파마들이 항암, 비만, 희귀질환 분야에서 외부 협력에 주력하며 적극적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TPD 기반 신규 플랫폼뿐만 아니라 저분자화합물, 단일클론항체, 이중항체 등과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모달리티에도 여전히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렉라자 성과 이후 '넥스트 렉라자'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사장은 넥스트 렉라자 후보물질로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레시게르셉트)와 면역항암제 'YH32367'와 YH32364을 꼽았다. 특히 최근 레시게르셉트는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EAACI) 2025에서 기존 치료제인 ‘졸레어'보다 우월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두 약물 모두 기전이 명확하고 초기 임상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 여러 학회에서 발표한 초기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수출 등을) 논의 중"이라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약물과 병용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약물이나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약물의 도입을 우선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기전의 비만 치료제와 경구용 면역·염증 치료제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미국 법인 유한USA를 보스턴으로 통합했다. 당초 유한양행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유한USA 법인을, 보스턴에 유한USA 사무소를 각각 두고 있었다. 이 부사장은 "현재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지가 보스턴이라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샌디에이고도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지만 현지 운용 등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통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는 물론 글로벌 빅파마 90%가 있는 보스턴은 신약 연구개발(R&D)과 사업개발(BD)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유한양행은 앞서 보스턴에 기반을 둔 제노스코에서 '렉라자'를 도입해 지난해 8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허가를 받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향후 회사는 보스턴의 지리적 이점을 고려해 '넥스트 렉라자' 발굴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보스턴은 연구 중심 대학, 병원, 벤처캐피탈(VC) 자본, 바이오텍과 글로벌파마가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는 거점 도시"라며 "전략적 차원에서 보스턴 법인으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