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4대 그룹 총수 등 주요 경제인들이 동행하면서 한·중 경제 협력이 다시 속도를 낼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들어가면 성장”…그 시절은 끝났다
31일 중앙일보가 기업분석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10대 그룹들의 중국 법인 수는 지난 2021년 435사에서 2025년 308사로 127개사(17%)가 줄었다. 대기업 집단 전체로 넓히면 같은 기간 874사에서 808사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대기업 집단의 미국 법인은 885사에서 1673사로 약 1.9배 증가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자원 배분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중국은 예전처럼 ‘들어가기만 하면 성장하던 시장’이 더는 아니다”고 짚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기아는 2016년만 해도 연간 114만2016대를 판매했지만, 사드 사태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과 현지 업체의 저가 공세가 겹치며 지난해 판매량은 20만4573대로 꺾였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는 중국 내 5개 공장 중 베이징 1공장(2021년), 충칭공장(2024년)을 내놨고, 2016년 가동을 시작한 장쑤성 창저우 공장도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도 변수다. 중국을 생산 거점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크다는 게 관건이다. 한국 기업들로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만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특히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 기술 규제에 따라 중국 반도체 공장 내 미국산 장비 반입이 1년 단위 허가 체제로 묶여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D램을 생산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흡수하는 구조다.
반면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는 늘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대한국 투자 신고액은 전년대비 147.4% 증가한 67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샤먼텅스텐은 2024년 새만금 공장에 기존 1300만 달러에 15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중국 산산그룹이 LG화학의 편광판 사업을 인수하는 등 2010년대 이후 보기 드문 대규모 투자도 집행됐다.
“물꼬 틀까”…6년만의 방중 경제사절단
이런 가운데 1월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기업인 200여 명이 이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동행한다. 재계에서는 “막힌 흐름을 다시 틔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중국을 찾는 것은 2019년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공장이자 시장”이라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예전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고 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경제협력 환경의 변화와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반도체·배터리·자동차처럼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업종의 중국 투자는 경제적으론 ‘사업 교두보’지만 동시에 잠재적 인질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외적으로 기업의 자율적 경영 결정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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