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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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노른자를 집어보겠습니다.”
경기도내 유정란 농가인 알찬유정란 박진용 대표가 유정란 초란 하나를 꺼내 손바닥에 깨고는 노른자를 손가락으로 잡아 들어올리자 네이버 ‘마켓경기’ 쇼핑라이브 시청자 수천명이 한꺼번에 늘어났다.
날달걀 속 노른자를 손으로 들어올려도 될 정도의 신선함이 없다면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장면이다.
게다가 30구에 8천원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마켓경기 고객을 위해 30% 할인쿠폰까지 마련하면서 8천원대 가격이 완성됐다.
수입감소 등으로 계란값이 폭등하고, 도매가도 30구에 7천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유정란 초란만 모아 30구를 8천원대에 공급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알찬유정란은 오전 11시 쇼핑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지 단 6분 만에 준비했던 30구 200판을 모두 판매했다.
급하게 100판을 더 마련했지만, 이 역시 8분여가 지난 오전 11시14분, 매진됐다.
알찬유정란은 10구씩 나눠 포장해 자체 개발한 종이 박스로 계란을 발송한다.
박진용 알찬유정란 대표는 “스트로폼이나 비닐을 이용해서 포장을 하면 더 저렴해지기는 하는데, 동물복지 유정란을 판매하면서 그렇게 포장을 할 순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연간 3만건 정도의 택배를 보내는 데 그 중 파손은 4건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켓경기 라이브 방송에는 알찬유정한을 비롯, 총 2곳의 농가와 1곳의 소상공인이 함께했다.
두 번째 판매자는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이천시 장호원 복숭아를 판매하는 풍원팜이다. 45년간 대를 이어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는 풍원팜은 이날 단황도복숭아와 옐로드림망고복숭아 두 개 품종의 복숭아와 이를 이용해 만든 복숭아 말랭이를 준비했다.
풍원팜 역시 이미 고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아직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복숭아는 올해 작년보다 수확 시기가 늦춰지면서 이날 모든 품종을 예약형태로 판매했지만, 배송일이 일주일 이상 남았음에도 이날 방송 도중 200박스 가량이 판매됐다.
정승옥 대표는 “아직 수확기가 아니다보니 예약판매 형태를 택했다”며 “우리 복숭아는 안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당도가 높다”고 말하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 번째 판매자는 마켓경기 라이브커머스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협동조합 맑은사람들이다. 이곳은 양평에서 난 친환경 나물과 은행가루, 부추를 이용해 만든 산채만두를 판매하는데, 지난해 연말 한 차례 마켓경기 라이브커머스에 참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방송 역시 앞선 방송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앵콜 요청으로 은행 산채 왕만두, 매콤 은행 산채 왕만두 두 제품을 들고 다시 마켓경기 라이브커머스를 찾았다.
임병택 협동조합 맑은사람들 대표는 “처음 시작부터 양평에서 나는 다양한 산나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마켓경기를 거치면서 지금은 양평 안에서 나는 나물 만으로 물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했다.
이날 3곳과 함께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진행된 라이브커머스 방송에는 7만6천471명의 시청자가 참석했다.
방송이 끝나는 순간까지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다음에는 쌀 방송도 해달라”거나 “자주 방송해주면 좋겠다”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최창수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은 “경기마켓 입점 조건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에 검증된 업체들의 물건을 싼 가격에 라이브커머스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지난 4월부터 3개월 간 네이버 쇼핑라이브 프리미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좋은 농산물과 물건들을 제공하다보니 할인쿠폰을 얼마나 지급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를 지원할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도민들이 마켓경기 입점 제품들을 드셔보시고, 재구매를 통해 도내 농가 살리기에 나설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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