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주식처럼 증시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약 23년 만에 국내 순자산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ETF들의 순자산 총액은 201조2천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거래일(2일) 199조1천531억원보다 2조1천314억원이 증가했다.
ETF는 지난달 중순 종가 기준 순자산 197조원을 넘어서 곧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한동안 190조원 후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대통령선거 다음 날인 4일 새 정부의 경기 및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ETF도 순자산 200조원 문턱을 넘길 추력이 더해졌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코스피200지수를 토대로 한 상품 4종(순자산총액 3천552억원)이 출시되면서 첫발을 뗀 뒤 21년 만인 2023년 6월 순자산 100조원을 넘겼다. 뒤이어 2년 만에 순자산총액이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ETF는 주식처럼 편하게 매매할 수 있으면서도 통상 개별 종목 주가가 아닌 주가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성격이 강해 안정성 면에서 주식보다 유리하다.
또 운용보수 등 비용도 공모펀드보다 저렴해 2019년 코로나 이후 빠르게 '국민 재태크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상품 다변화로 미국 우량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단기 채권, 고배당주 등 여러 자산 기반의 ETF가 매매되고 있고, 특히 작년에는 파생금융기법(콜옵션)으로 하락장에서도 일정 수익을 내는 '커버드콜' ETF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4일 기준 국내에 유통되는 ETF는 984종이다. 그러나 ETF 시장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안정적인 제도 정착에 대한 고민도 작지 않다.
맹목적 수수료 인하 등 '제살 갉아먹기' 경쟁을 지양하고, 퇴직연금·개인연금에 ETF를 연계해 장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작업이 업계의 대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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