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4명 사망 해상초계기 추락사고 ‘일부 엔진 손상’ 발견

2025-11-13

해군, ‘5월 추락사고’ 조사 발표

이물질로 인한 손상 확인됐지만

“사고에 결정적 영향은 아니다”

블랙박스 없고 음성녹음장치 불능

“구체적 사고 원인 규명할 수 없어”

해군이 지난 5월 추락사고가 발생한 해상초계기의 일부 엔진이 내부 이물질로 인해 손상된 정황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종사가 사고 당시 날개가 받는 바람 각도를 측정하는 받음각 지시계를 즉각 볼 수 없었다는 점도 밝혀졌다. 해군은 이러한 결함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아니며 기체 회복에 필요한 여유 고도가 부족했던 점 등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해상초계기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29일 경북 포항에서 해군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168일 만이다. 당시 사고로 초계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4명이 사망했다. 해군은 지난 5월31일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해군은 사고가 발생한 요인 중 하나로 기체 결함을 꼽았다. 해군은 사고기의 4개 엔진 중 한 개의 엔진에서 내부 이물질에 의한 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군은 이러한 엔진 1개 결함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상 1개 엔진에 문제가 있더라도 다른 3개 엔진으로 기체 출력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해군은 일부 엔진 손상이 조종사의 주의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실속 진동이 발생하게 된 계기가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속은 기체의 속도가 떨어질 때 양력이 감소하고 항력이 증가하면서 비행기가 추락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조정권 조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내부 이물질로 인한 엔진 손상이 발생했을 때 소음과 진동을 감지하고 출력을 줄인 것 아니냐’는 물음에 “가능성은 있다. (일부 구간에서) 정상치보다 기체의 출력이 낮았다는 것은 재연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고기 기체가 가진 한계점도 거론됐다. 사고기 기종은 실속 상황에 대한 경보 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고, 받음각 지시계의 위치가 조종사가 눈으로 즉시 보기 어려운 위치에 있었다. 이러한 기체의 문제로 조종사가 실속 징후를 인지할 확률이 저하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 조종사는 실속 상황에도 기체를 정상화하기 위해 항공기를 조작한 흔적이 확인됐다. 다만 이미 기체가 추락하고 있었던 만큼 고도가 너무 낮아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만일 고도가 1000피트 이상이었다면 이 사고기는 회복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사고기에 비행기록저장장치(블랙박스)가 없고 손상된 음성녹음장치를 분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사고기에 탑승하고 있던 조종사들 대화가 저장된 음성녹음장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로부터 복구 불능 판정을 받았다. 사고기는 2010년에 도입된 8대 중에 한 대로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

해군은 사고조사 결과를 유가족과 정부, 국회 측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후속조치로 엔진 연소실의 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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