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깥의 한기는 인스파이어리조트 입구에서 끊겼다. 호텔·쇼핑·다이닝·공연이 한데 모인 복합리조트답게 내부는 계절에 앞서 달라진 ‘분위기’를 자랑했다. 문을 통과하자마자 몸을 감싸는 따뜻한 조명과 달콤한 향에 취한 고객들의 발걸음은 리조트의 중앙 광장인 ‘로툰다’로 향했다.
로툰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살아 움직이는’ 장면들이다. 곰 캐릭터가 기계장치로 고개를 돌리고 손을 흔들며 공장 일을 하는데 눈높이를 낮춘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장면을 따라간다. 리셉션에서 선물 리스트가 도착했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베이킹 존에서는 케이크와 사탕이 만들어지고 장난감 공장에서는 태엽 장난감이 완성된다. 색색의 리본으로 묶인 선물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동선까지 ‘관람’이라기보다 ‘체류’에 가까운 구조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선물 상자 포토존은 그 동선의 중간마다 배치돼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꺼내게 한다.

로툰다에서 시선을 한 번 더 끌어당기는 순간은 매시 30분이다. 조형물 속 선물들이 열기구를 타고 떠오르는 연출이 들어가면서 공간의 리듬이 생긴다. “한 번 보고 끝”이 아니라 “다음 타이밍까지 기다렸다가 보자”는 마음이 생기고 그 기다림이 곧 체류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로툰다의 따뜻한 소란을 지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로 발걸음을 옮기면 무드는 다시 한 번 바뀐다. 머리 위로 길게 뻗은 LED 스크린이 겨울 시즌 콘텐츠로 채워지며 실내 하늘이 열린 듯하다. 황금빛 궤적을 남기며 지나가는 썰매와 산타, 기차 소리로 이어지는 ‘오로라 익스프레스’는 화면의 스케일로 압도한다. 실외 광장형 크리스마스 축제가 날씨와 일정에 흔들리는 반면 여기서는 추위 걱정 없이 시즌 연출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한 무기였다. 공항 옆 복합리조트라는 입지에 ‘실내 크리스마스 마을’이 붙으니 여행자뿐 아니라 주말 나들이 수요까지 끌어안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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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의 겨울 시즌 전략은 볼거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12월 20일부터 25일까지는 호두까기 인형들이 리조트 내부를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하루 두 번(오후 5시 30분, 오후 8시) 진행되고 산타 포토 이벤트와 오로라 바의 캐롤 미니 콘서트까지 더해진다. 현장에서는 “아이 손을 잡고 사진 찍고, 동선 따라 움직이면 하루가 금방 간다”는 반응이 나왔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시즌 한정 프로모션은 관람객을 구매자로 전환한다. 트리 형태의 시그니처 케이크 같은 상품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로 이어지도록 한다. 특히 ‘마이클 조던 스테이크 하우스’ 디너 코스에 플라워 부케를 결합한 로맨틱 패키지는 연말 기념일 수요도 겨냥한다.
이런 장치는 결국 인스파이어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을 향한다. 2023년 10월 개장 후 1년간 1564억 원대의 적자를 안은 인스파이어는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앞으로 손님을 꾸준히 늘려야 한다. 겨울 시즌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의 리듬을 만들기 위함이다. 계절 콘텐츠가 쌓여야 한 번 가본 곳이 다시 가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실내형 연말 축제는 그 반복 방문을 위한 가장 안전한 카드다.
현장에서 느낀 ‘윈터 원더랜드’의 핵심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됐다. 공항 근처 리조트가 가진 강점은 머무는 이유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로툰다의 기프트 팩토리가 ‘시선’을 붙든다면 오로라는 ‘분위기’를 끌고 퍼레이드와 포토 이벤트가 ‘시간’을 채우고, 케이크와 패키지가 ‘지갑’을 열게 한다. 인스파이어는 올겨울 그 공식을 ‘실내 크리스마스 마을’로 구현했다. 연말의 반짝임은 충분했다. 이제 이 반짝임이 시즌이 끝난 뒤에도 인스파이어로 손님들의 발걸음을 다시 불러낼 ‘습관’으로 남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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