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잔치 하는 아기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지난달 안유경(29)씨와 서태원(35)씨 부부가 돌잔치를 예약하며 인천의 한 예식장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안씨는 지난 1일 첫째 아이 서다은(0)양을 출산했다. 안씨 부부는 최근 출생아 수가 급증하면서 돌잔치 예약이 조기 마감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출산 예정일을 2주 앞둔 시점에 미리 돌잔치 식장을 알아보러 다녔다고 한다. 다은양의 생일은 11월 1일이지만, 돌잔치는 내년 10월 24일에 예정되어 있다. 안씨는 “원하는 돌잔치 홀은 내년 추석까지 예약이 다 차 있어 겨우 예약했다”며 “태어나기도 전에 찾아가서 너무 일렀나 싶었는데, 미리 알아보길 잘했다” 말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월별 출생아 수가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출산을 앞둔 부모와 관련 업계도 덩달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가데이터처(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8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2만867명으로 1년 전보다 764명(3.8%) 증가했다. 올해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 늘어난 16만8671명으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출생아 수 급증으로 돌잔치 수요도 늘어나며, 한동안 보기 힘들던 ‘돌잔치 예약 전쟁’ 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첫 아이를 출산한 김현지(29)씨도 “미리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를 지정할 수 있다고 해서, 돌잔치 10개월을 앞두고 지난달에 예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호텔·식당·스튜디오 등 돌잔치 전문 식장들은 이르면 내년 5월부터 늦게는 9월까지 예약이 마감됐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의 한 돌잔치 전문 예식장은 “재작년에는 한 달에 50건 정도 들어오던 예약이 요즘에는 매달 70건 이상 들어오고 있다”며 “내년 7월까지는 모든 홀 예약이 마감됐다”고 했다. 경기 부천에 위치한 다른 돌잔치 식장도 “지난해보다 예약이 15%는 더 늘어났다. 내년 9월까지 예약이 다 차 있어서, 1년 전에는 미리 문의해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해 서울 더플라자 호텔과 드래곤시티 돌잔치 예약은 1년 전보다 각각 76%와 2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약이 몰리면서 ‘꼼꼼이’의 사례처럼 아이가 태어나기 전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서울 동작구 한 예식장 관계자는 “보통 아기 컨디션을 생각해서 토요일 점심시간을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인기 시간대를 위해 태어나기도 전 ‘꼬물이’, ‘행복이’ 같은 태명으로 예약하거나 조리원에서 바로 문의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안내했다.
출생아 수가 반등하며 영유아 상품 거래액도 폭증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플랫폼 포스티는 올해 3월~7월 유·아동 상품 누적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1389% 늘었다고 밝혔다. 영유아 업계에서도 출생률 증가에 발맞춰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9월 7년 만에 신생아 전용 분유 ‘앱솔루트 산양 100’을 출시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4월 프리미엄 기저귀 라인 ‘하기스 스킨 에센셜’을 발표했다.

출생아 수와 함께 혼인 건수도 증가 추세다. 올해 8월 혼인 건수는 1만9449건으로 지난해 대비 1922건(11%) 늘어나며 1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8월 누적 혼인 건수는 15만7716건으로 1년 전보다 7.7% 늘었다.
이에 돌잔치장과 마찬가지로 결혼식장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내년 11월 말 서울에서 결혼 예정인 김모(26)씨는 “지난달부터 예식장을 돌기 시작했는데도 자리가 남아있지 않았다”며 “가고 싶었던 드레스숍은 예약이 꽉 차서 2주째 문턱도 못 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결혼식장 상담 예약 한번 하려고 예비남편과 전화 45통 돌렸다”며 “이것도 운 좋은 편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결혼 준비를 위해 약 129만명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서도 “요새 사람들 결혼 잘 안 한다던데 거짓말 같다”며 “내년 하반기에 결혼하고 싶어서 지난 7월부터 예식장을 알아봤는데 원하던 곳이 다 나가서 절망적이다”는 내용의 하소연이 줄이었다. 한 결혼준비업체의 웨딩플래너는 “예식장 투어를 돌려면 2주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며 “웨딩 사진 수정도 6개월씩 걸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상담은 더 빨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출생아 증가 현상은 일과 양육을 병행하려는 30대 여성들의 의지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며 “기저효과도 동반되면서 당분간 출생률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경향이 지속되려면 다만 정부의 여성 정책 개선이 절실하다”며 “난임 휴직과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등 육아 장애물을 돌파하려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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