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그동안은 새로운 삶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미국으로 이사를 하면서 완전히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썼고, 동시에 앨범 작업에도 몰두했습니다. 새로운 땅에서 뿌리를 내리는 건 제게 또 다른 도전이었어요. 정신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지만, 다행히 건강하게 잘 지냈습니다.
비빔팝’을 통해 정말 다양한 음악인들을 만났어요. 같은 분야에 있지만 삶의 방식과 리듬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는 게 매번 놀라웠습니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방송의 포맷에 맞추는 대신, 술 한잔 기울이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한 자리를 직접 만들어줄 때였어요. 그런 환경 속에서 상대가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속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을 지켜보는 건 저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죠.
음악적인 방향성을 바꾸는 계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과열된 뇌를 잠시 식힐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에 몰두하다 보면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일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경청하면서, 그들의 삶을 작은 조각처럼 수집하는 기분이었어요. 덕분에 제 작업에서도 한 발 물러서 여유를 가지며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작은 메모에서 시작된 곡이에요. “어떤 순간에도 나를 잃지 않아야 하고,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다짐이 곡의 출발점이었죠. 그 문장을 썼던 순간의 감각이 너무 강렬해서 계속 마음속에 맴돌았고, 그 감각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흘러나왔습니다.
네. 제게 가장 큰 지지자이자 믿음을 주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주던 지지와 확신을 이제는 스스로에게 줘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감각이 이 곡의 핵심이었어요. “이제는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더 이상 슬픔 속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 곡의 뼈대가 되었죠.
그건 정말 문장 그대로의 의미예요.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결국 내 마음이 나를 겁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몰려올 때마다, 그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고, 믿고, 그 감각을 잊지 않으려 했어요. 그 다짐이 이 곡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거죠.
지난 2년 동안 여러 나라를 다니며 경험을 쌓고 음악을 완성했지만, 결국 이 곡은 서울에서 시작된 이야기예요. 그래서 처음 곡이 태어난 공간의 공기를 영상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서울의 거리를 누비며 이동하는 모습을 찍었는데, 익숙했던 장소들도 오랜만에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어요. 새로운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보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새소년의 음악이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현재에 얼마나 깊이 몰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음악을 영속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감각을 어떻게 포착하고 향유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니까요. 지난 2년 동안은 집이라 믿었던 것들에서 벗어나 모험하며, 진정 내가 살고 싶은 현재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그렇게 찾은 답이
새로운 환경은 제게 큰 자극이었어요. 지역의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날씨가 어떠했는지, 스튜디오에서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라 작업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졌거든요. 이런 모든 요소들이 결국 앨범의 사운드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첫 정규앨범 이후의 투어라 새롭게 선보일 곡들이 많습니다. 특히 새로운 편성의 밴드셋은 저도 기대가 돼요. 기존의 무대와는 또 다른 모습이 될 거예요. 그리고 투어는 늘 즐거워요. 공연을 위해 움직이는 여정이라 여행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여정 속에서 겪는 모든 순간들이 결국 제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되니까요. 그 모든 사건과 만남이 기대됩니다.
첫 정규앨범이라는 목표 자체도 중요했지만, 동시에 제 개인적인 프로젝트이기도 했어요. 이번 작업을 통해, 이제는 현재를 완전히 감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새소년의 ‘지금’을 담은 음악들을 더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어느 순간, 어떤 시간에 여러분에게 다가가더라도 음악에 담긴 시대와 시간을 벗어나, 여러분 각자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앨범이 되길 바랍니다. 자유롭게, 여러분의 타임라인에 맞춰 새소년의 음악이 재생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11월 19일 서울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단독공연 ‘LOVE IN SEOUL’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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