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이코트 황제’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은퇴 행사에서 팬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티셔츠가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ESPN’ 등은 26일 “프랑스오픈 주최측에서 나달의 은퇴 행사에서 나눠준 티셔츠가 하루 만에 리셀 시장에 나왔다. 어떤 것은 540달러(약 74만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프랑스오픈 대회 주최측은 대회 개막일인 전날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의 센터코트 필리프-샤트리에에서 나달의 은퇴식을 열었다. 프랑스오픈에서만 무려 14차례나 우승하는 최다 우승 역사를 쓰며 대회 아이콘이 된 나달에 대한 리스펙트를 담아 마련한 이벤트다.
주최측은 은퇴 행사에 입장한 1만5000여 팬들에게 프랑스오픈을 상징하는 적갈색의 티셔츠를 공짜로 나눠줬다. 티셔츠엔 이날 행사 날짜와 함께 ‘고마워요 라파(Merci Rafa)’가 프랑스어로 적혔다. 이날 관중 모두가 프랑스오픈의 클레이코트를 상징하는 이 티셔츠를 입었고,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등 톱플레이어도 이 티셔츠를 착용한 채로 나달의 은퇴식을 지켜봐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행사 뒤에 수십 명이 온라인 중고품 거래·경매 플랫폼에 나달 은퇴 기념 티셔츠를 올려 판매하고 있다. 판매자 중 한 명인 막심 베르투이스씨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43달러 정도로 행사 티켓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570달러에 매물을 내놓았다는 베르투이스씨는 “이 티셔츠는 입을 목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게시물을 올린 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몇몇 열성팬들로부터는 악플 공격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 모레통 프랑스 테니스연맹 회장은 이같은 소식을 접한 뒤 “내가 본 가격 중에 일부는 무서울 만큼 올려 팔고 있어 아쉽다”며 “사람들이 이 기념 티셔츠로 이득을 보는게 조금 슬프다. 우리는 특별한 티셔츠를 만들었지만, 기념으로 시상식 후에 티셔츠를 수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있지만 받지 않았다. 지금은 기념으로 하나 갖고 싶지만 중고품 거래·경매 플랫폼를 통해 구매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