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꿈, 더 깊게 사귈거에요” 제주 농어촌 유학 온 초등생들

2025-09-03

수도권에서 제주 농어촌으로 점프!

“제 꿈은 외교관이에요. 외교관은 인간관계가 중요한 만큼 전교생과 더 깊게 사귀며 꿈을 키우고 싶어요” 지난달 28일 경기도 안양시에서 제주도 농어촌 초등학교로 유학 온 김건우(창천초4)군의 말이다.

“학교 친구 이름 모두 외우고 싶어”

올해 여름방학 전까지 김군이 다니던 안양시의 학교는 전교생이 1470명이었다. 반면 김군 이 유학 온 서귀포시 창천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6명뿐이다. 이번에 김군 등 농어촌 유학생 11명이 전학을 오며 전교생이 57명으로 늘었다. 김군은 “제주에 온 지 10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꽤 많은 친구들과 사귀었다”며 “전에 학교에선 같은 반이나 같은 학년 친구들과 주로 사귀었는데 제주에선 학교 친구들 이름을 모두 외우고 싶다”고 했다.

“바질 직접 키워 피자에 올려먹고 싶어요”

이날 김군의 동생 김아랑(창천초1)양은 오빠와 함께 학교 텃밭에서 키워진 ‘바질’을 따는 체험을 했다. 남매는 “친구들이 키워낸 고마운 바질을 피자 위에 올려 먹고 싶다”며 “우리도 힘을 보태 바질을 더 무럭무럭 키워내 ‘페스토(이탈리아식 소스)’도 만들겠다”고 기뻐했다. 1·4학년 남매를 데리고 제주로 온 학부모 양선희(52)씨는 “대체의학을 공부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유기농으로 텃밭을 가꾼 경험이 있는데 마침 학교에서 운영하는 텃밭이 있어 여기서도 아이들이 작물을 키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아이들이 잘 적응하면 6개월 시범사업 이후에도 더 살아보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76년 350명→50명대...교실 다시 북적이길”

창천초는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2학기부터 처음 실시한 농어촌유학 시범사업 학교다. 타 지역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제주에 내려와 학교에 다니며 농어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6개월 동안 제주에 있는 학교에 다니며 수업을 받고 농어촌 생활을 체험한다. 김효순 창천초 교장은 “1976년엔 전교생이 352명까지 다니던 학교였는데 지난 2000년 들어 100명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며 “작은 학교지만, 교육청에서 정한 글로벌역량학교인 만큼 미국에서 전학 온 2가구도 있고 소멸 위기인 제주어 교육에도 특장점이 있는 만큼 교실이 다시 북적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전교생 60명 이하 농어촌 초교 8곳 시범

이번 시범 사업엔 창천초를 비롯해 지역 농어촌 초등학교 8곳이 참여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등 7개 시·도에서 신청한 92가구 136명(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31가구 49명을 선정했다. 제주도내 귀덕초 6명, 송당초 5명, 평대초 12명, 하도초 4명, 성읍초 8명, 신례초 2명, 창천초 5명, 흥산초 7명 등이다. 모두 전교생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제주시 평대초로 전학 온 5학년 강세현군은 “여기는 학생이 적어서 여러 가지 체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또 서울서 온 3학년 오세은양은 “서울 학교 단짝 친구랑 헤어지게 돼 좀 걱정됐지만, 제주 바다와 오름이 아름다워서 좋고, 친구들이랑 얘기할 시간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11월부턴 2026학년도 제주 유학생 모집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를 시범 운영 기간으로 정하고, 내년부터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운영할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 기간 연장도 가능하다. 학생 정서 안정을 고려해 ‘가족 체류형’ 모델로 추진하며 주거비로 가구당 월 30만원(자녀 1인당 10만원 추가 지원)을 지원한다. 특히 서울에서 이주하는 가족은 서울시교육청이 동일 기준의 유학경비를 추가 지원한다. 제주도교육청은 오는 11월부턴 2026학년도 유학생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농어촌 유학은 도시와 농촌 간 교류를 통해 소규모 학교 학생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유학생활 여건과 지역 연계 교육과정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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