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은 이걸로 하시는 게 어떨까요?”
친구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미슐랭 레스토랑 ‘그웬(Gwen)’을 방문한 38세 여성 마그달레나 캘리는 175달러(약 25만원) 짜리 스테이크를 고른 뒤, 어떤 음료가 잘 어울릴지 고민하며 메뉴판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직원은 부드럽고 풍부한 바디감(음료를 입에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물리적인 무게감이나 입 안에서의 질감)의 ‘사라토가’를 추천했다. 사라토가는 미국 동부산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다. 가격은 11달러(약 1만 5000원).
미국에서 파인 다이닝(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파인 워터(고급 생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신종 직업인 ‘워터 소믈리에’가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파인 워터(fine water)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파인 다이닝에서 성분 및 음식과의 페어링(조화)을 고려해 고객들에게 전문적으로 물을 추천하는 직업인 워터 소믈리에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WSJ는 파인 워터가 최근 논알콜을 추구하는 럭셔리 소비층의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WSJ는 “많은 사람들에게 파인 워터는 칵테일과 와인 뿐만 아니라 탄산음료, 주스 등의 대안으로 적절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파인 워터는 한 병 당 7달러(약 1만원) 짜리부터 한 병 당 100달러(약 14만원) 내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이 중 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 생산된 ‘버그 워터(Berg water)’라는 파인 워터는 가벼운 바디감을 가진 저미네랄 성분으로 최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미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럭셔리 호텔 겸 레스토랑 ‘인 앳 리틀 워싱턴’은 한 병에 95달러(약 13만원)인 이 파인 워터를 제공하며 메뉴판에 이같이 소개히고 있다. “1만 5000년 된 빙하에서 공급돼 고대의 눈과 공기가 응축된 맛이 납니다.”
그웬에서 일하며 파인 워터 메뉴를 직접 만든 워터 소믈리에 마틴 리제는 “우리 레스토랑은 파인 워터 판매만으로 연간 10만 달러(약 1억 4300만원)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물이 어떤 풍미를 갖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파인 워터 메뉴판은 너무 인기가 많아 그걸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요식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파인 워터 메뉴를 따로 제공하는 식당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10곳의 레스토랑이 파인 워터 메뉴를 제공하고 있고, 이탈리아, 덴마크, 영국, 스페인 등 유럽 레스토랑들도 이같은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유럽 이어 한국도 전문가 양성 중
이러한 수요에 맞춰 워터 소믈리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도 늘고 있다. 미국의 파인 워터 아카데미, 독일의 도멘스 아카데미, 싱가포르의 더 워터 소믈리에 싱가포르 등이다. 한국에서도 교육 과정이 있다.
파인 워터 아카데미 설립자인 리제는 “보드카가 여러 맛이 있듯이 물도 그렇다”며 “물의 풍미는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함량으로 구성된 미네랄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물을 마시는 지에 따라 음식 맛도 바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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