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극우 활동가이자 인플루언서가 정치적인 이유로 박해 받고 있다며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포퓰리즘적 정치 견해로 표적이 된 백인 난민과 유럽인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선진국인 독일 출신이 망명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의 보수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이트(25세)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자신의 망명과 관련한 기자 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자이트는 “최근 독일 당국으로부터 증오 선동 혐의로 고소장을 받았다”며 “더 이상 독일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증오 발언과 홀로코스트 부정, 나치 선전 등은 금지돼 있다. 자이트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활동가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지만 독일 경찰이 나를 보호하기를 거부했다”며 “독일 당국이 나를 감시하고 국영 언론에서는 명예 훼손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이트는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지지자로 엑스(X·구 트위터)에서 45만9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다. 자이트는 유럽 내 극우 정당을 지원 중인 일론 머스크와 정기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지난 2월 독일 연방 선거를 앞두고 머스크와 AfD 공동 대표 알리스 바이델 간의 X 생방송 대화를 주선하는 데도 공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가 지지하는 AfD는 독일 당국이 극단주의로 규정한 정당으로 민족주의, 반이민 정책, 독일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마르크화 복귀 등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최근 수년 간 미국 우파와 유대를 쌓아 온 자이트는 애나 파울리나 루나 공화당 하원의원으로부터 망명 지원을 받고 있다. 루나 의원은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을 러시모어산에 조각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장본인이다. 사우스다코다주에 위치한 높이 1750m의 러시모어산에는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험 링컨, 시어도어 루즈벨트 등 전직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자이트의 망명과 관련해 WP는 “국무부는 난민 정책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초안에 따르면 유럽 내 언론의 자유 옹호자들도 특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며 “과거엔 극소수의 서유럽인만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자이트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마이클 케이건 네바다대 이민법 교수는 “미국 망명법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 또는 특정 사회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 두려움’을 요구한다”며 “강력한 법적 보호와 정치적 자유를 가진 민주주의 국가로부터의 청구는 그 기준을 거의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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