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K바이오·제약 선방…R&D·해외진출 성장동력

2025-06-23

상반기 국내 상위 바이오·제약 기업이 국내외 불확실성 증대에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개발 성과와 적극적인 해외진출 등이 대내외 변수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등 상위 바이오·제약기업은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리스크, 고환율, 조기 대선, 의정갈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쳤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곳은 바이오 분야다.

에프앤가이드 2분기 실적 전망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상반기 예상 실적은 매출액 2조8412억원, 영업이익 910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5%, 38.8%나 늘었다. 지난해부터 1조원대 '빅딜'을 연이어 수주한데다 4공장 램프업(가동률 상승), 5공장 본격 가동 등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8478억원, 영업이익 39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352.7%나 증가한 수치다. 램시마, 스테키마, 유플라이마 등 주력 제품이 미국·유럽에서 선전하고, 무엇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여파가 완전 해소되면서 수익성이 정상화되고 있다.

제약업계도 의정갈등 여파에도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96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30.8%나 오른 441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역시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9%가량 오르겠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061%나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분기 알리글로 미국 진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이 크게 줄었는데, 올해는 이 비용이 상쇄된 데다 처방까지 확대되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외에 대웅제약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액 7409억원, 영업이익 847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17.6%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각각 8240억원, 7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상위 바이오·제약사 실적개선은 대부분 신약개발 등 R&D 성과와 해외사업 확대에 따른 결실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은 매출 9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등도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이전 혹은 직접 판매 등으로 수익을 지속 창출하고 있다. 상반기에 다양한 국내외 리스크가 있었지만 견조한 의약품 수요와 안정적인 마일스톤 수령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하반기 트럼프 정부의 제약 분야 관세 정책 발표와 이스라엘-이란 분쟁, 미국 금리인하, 의정 갈등 등 변수가 있지만 R&D 투자, 해외사업 강화 등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를 넘어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올해 상반기는 처음으로 바이오·제약 기술수출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대내외 변수에도 선방했다”면서 “결국 신약개발을 필두로 R&D 혁신기업과 탄탄한 해외사업 구조를 갖춘 기업은 지속 성장하되 국내사업 비중은 높은 기업은 성장 정체 혹은 하락하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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