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닝 1000만 인구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트레일러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트레일러닝은 도심의 포장도로나 트랙이 아닌 산길·숲길·흙길 등 비포장된 자연 지형을 달리는 러닝 스포츠다. 자연과 호흡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함께 단련하는 종목이란 점에서 도시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의 힐링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대회가 개최되며 트레일러닝의 진입 장벽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이번 주 강원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에는 약 2000명이 해당 대회에 참가했고 올해는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트레일러닝은 일반 마라톤과는 그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평탄한 40km 내외의 코스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산악 지형을 오르내리며 완주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 강도가 상당히 높다. 경사가 급격히 변하는 구간이 많고, 지면도 불규칙한 탓에 하체 관절에 강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 트레일러닝 중 흔히 겪는 부상 중 하나는 ‘발목을 삐었다’고 표현되는 ‘발목 염좌’다. 발목 염좌는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면서 발생한다. 산길에서는 작은 돌이나 돌뿌리에 걸려 발이 꺾이거나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트레일러닝 참가자라면 누구나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 염좌는 손상 정도에 따라 1~3도의 세 단계로 분류된다. 1도 염좌는 인대가 가볍게 늘어난 상태로, 통증과 부종이 경미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다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회복이 지연되거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상태다. 통증과 부종, 멍이 뚜렷해 적절한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다.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보행이 어려워지므로 전문적인 치료와 장기적인 재활이 요구된다. 발목 염좌의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중증 이상의 단계가 아니라면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침·약침·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다.
침 치료는 발목 주변 타계, 족삼리 등 주요 혈자리를 자극해 혈액 순환을 촉진할 뿐 아니라 염좌로 인해 경직된 근육과 인대 조직을 이완시켜 부종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정제된 한약 추출물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은 침과 한약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염증 완화, 통증 조절, 조직 재생 촉진을 돕고 무엇보다 통증 부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빠른 반응을 유도해 회복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한의사가 손으로 관절과 근육을 밀고 당기며 정렬을 바로잡는 수기 치료인 추나요법도 발목 염좌 치료에 활용된다. 염좌 발생 후 틀어진 관절 정렬이나 비정상적인 보행 습관을 바로잡아 신체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트레일러닝은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 자연과 교감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스포츠다. 그러나 험한 지형을 달리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동반돼야 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은 기본이며, 신발은 접지력과 발목 지지력이 뛰어난 트레일러닝 전용화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작은 통증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멀리, 빠르게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뛰는 것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