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파문… 비대위 출범 진통
曺, 책임론 일자 나흘째 SNS 침묵
대표 복귀 대신 조기 등판 가능성
당내 찬반 분분… 9일 의총 재논의
피해자 측 “지도부 총사퇴 폭력적
曺에 손편지 10여장… 답 못 받아”
당내 성 비위 사건 여파로 지도부 공백 사태에 놓인 조국혁신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표류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조국 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조기 등판 가능성이 거론되자 8일 피해자 측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고, 당내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혁신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백선희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안으로 당무위를 개최하겠다는 것까지만 결정했다. 당무위를 개최한다는 것은 비대위를 출범시킨다는 얘기”라며 9일 다시 의총을 열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조 원장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당초 혁신당은 조 원장이 사면되면서 현 지도부 임기를 단축하고 오는 11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조국 체제’로 복귀한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이번 사태가 변수가 됐다.
앞서 조 원장은 피해자 중 한 명인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한 지난 4일 사과 입장을 내면서도 비당원 신분이었던 자신이 당무에 개입할 수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일자 조 원장은 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책임론을 부인했다.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귀에 손을 가져다 대고 경청하는 듯한 모습으로 바꾼 것 외에는 출소 이후 활발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나흘째 멈춘 상태다.

백 원내대변인은 ‘조국 비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또 백 원내대변인은 비대위 구성 논의에 피해자 측 의견도 고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왕진 원내대표의 사퇴론에는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피해자 측은 조 원장 등판설에 난색을 표했다. 당 여성위원회 고문이자 피해자 대리를 맡은 강미숙 변호사는 CBS라디오에서 “조 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아무래도 그의 의견이 가장 우선시될 것”이라며 “제3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수감 중이던 조 원장에게 사건과 관련해 10장 이상의 손편지를 보냈지만 사면 이후에도 답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서는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당을) 떠나는 피해자들은 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난 꼴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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