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지원 두고 의견 갈린 한화·DL…여천NCC 디폴트 초읽기

2025-08-08

한화(000880)그룹과 DL(000210)그룹이 합작해 만든 여천NCC가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한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한화그룹은 당장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DL그룹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이유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쉽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누적된 적자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로 이달 말까지 약 3100억 원의 자금이 부족하다. 여천NCC는 이달 21일까지 자금 확보를 못 할 경우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불가피하다.

디폴트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천NCC의 지분을 절반씩 가지고 있는 한화와 DL그룹의 자금 지원에 대한 입장차가 매우 큰 상태다. 한화그룹은 즉각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009830)은 7월 말 이사회에서 여천NCC에 대한 15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대여를 승인했다.

반면 DL그룹은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을 상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DL그룹에 따르면 올해 3월 한화와 DL은 여천NCC에 대해 각각 1000억 원씩 증자를 진행했는데, 당시 여천NCC는 이번 증자를 마치면 연말까지 현금흐름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추가 자금을 요청하자 DL은 근본적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자금 지원을 미루고 있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와 DL그룹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으로 연간 3000억 원에서 1조 원대의 안정적인 이익을 내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화되자 2022년 3477억 원, 2023년 2402억 원, 2024년 236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화 측은 DL그룹이 여천NCC를 되살리기보다는 사실상 고의 부도를 내기 위해 워크아웃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이라도 자구책을 실행한다면 속도가 느리더라도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고 적자를 탈출할 수 있어 주주로서의 책임감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DL그룹은 여천NCC에 대한 정확한 경영 상황 판단이 최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DL케미칼 관계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하는 것에 우선해 현금흐름은 왜 안 좋아진 것인지, 영업하락 때문이라면 스스로의 자구책은 얼마나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갖춰져있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한화와도 이러한 생각을 공유했으며 양 주주사는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여천NCC의 정확한 상황 판단과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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