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버팀목이었는데"···삼성 갤럭시, 트럼프發 관세에 흔들리나

2025-08-13

삼성전자의 실적을 책임졌던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 경고등이 켜졌다. MX사업부는 그간 갤럭시 S25 시리즈 흥행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삼성전자 실적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매출액은 64조7000억원, 영업이익(MX사업부 및 네트워크 사업부 합산)은 7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누적액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8.9% 늘었고 영업이익은 29.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 삼성전자가 전 사업부를 통틀어 거둬들인 매출액은 15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40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매출에서 MX사업부의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2.1%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4.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사실상 올해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MX사업부가 책임져왔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부문은 수조원대 적자를 지속하고 있고 메모리 사업부도 인공지능(AI) 시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우위를 빼앗기면서 고전했다.

그 덕에 삼성전자 DS부문은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채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 같은 DS부문의 부진을 만회한 게 MX사업부였다. 올해 2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5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이달 1일 기준 국내 판매량 300만대를 돌파하며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출시 이후 100만대, 200만대 판매를 전작보다 1~2주 이상 빠르게 달성했으며 300만대 판매도 전작 대비 2달 이상 시간을 단축, 최단기간 기록을 썼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의하면 지난 2분기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 시장점유율은 16%로 2위, 샤오미는 15%로 3위를 기록했다. 고무적인 점은 출하량으로 봤을때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3% 늘어난 반면 경쟁사인 애플은 2% 감소했고, 샤오미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MX사업부가 하반기 야심차게 선보인 폴더블폰 시리즈도 분위기가 좋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 갤럭시 Z폴드7 및 갤럭시 Z플립7의 국내 사전판매는 104만대를 달성했다. 이는 역대 갤럭시 폴더블 사전판매 중 최다 판매 신기록이다. 하반기 역시 MX사업부의 선전이 기대되는 배경이었다.

다만 관세 여파라는 변수가 MX사업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올해 '2기 행정부'를 시작하면서 관세를 무기 삼아 미국의 부흥을 이끌고자 하고 있다. 이에 나라별, 품목별 관세들을 매기기 시작했다.

아직 관세가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서 '임기 중 미국에 공장을 짓는 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으로 오스틴 공장을 보유 중이고 테일러 공장도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반면 MX사업부는 주력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두고 있으며 이밖에도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스마트폰을 만든다.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이 높고 인도 등에서도 생산한다. 스마트폰이 관세 여파를 더욱 크게 받을 것이라 예상되는 지점이다.

더구나 애플이 지난 6일(현지시각) 향후 4년간 미국 제조업과 공급망에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5000억달러 투자 발표에 이은 것으로 총 투자금액만 6000억달러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로 애플이 관세 면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에게는 그다지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만약 애플이 관세 면제권을 받게 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이번 발표에서 총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관세 면제를 받아냈다"며 "향후에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인 투자 발표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삼성전자의 DX 사업부 매출비중은 2024년 기준 65%에 달하는 주요 사업부로 스마트폰과 PC 등에도 반도체처럼 관세가 부과된다면 반도체 관세가 면제되더라도 미국에서 애플과의 경쟁에서는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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