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759조 美 투자”…석달만에 투자액 두 배 올린 트럼프 협상술

2025-07-23

“일본은 내 지시에 따라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9조원)을 투자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일본과 대규모 거래를 방금 마쳤다”며 미·일 관세 합의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관세 협상의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일본의 대미 투자액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압박 강도에 비례해 점차 늘었다. 쌀 시장 개방과 자동차 관세를 막아야 하는 일본 입장에선 대규모 대미 투자가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당근 중 하나였다.

올해 초 미·일 첫 정상회담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일본에 2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기술과 인프라 투자 목적의 국부 펀드 설립이 물밑에서 논의됐다.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일본 정부 측에 국부펀드 구상을 제안하면서 촉발된 것이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5월 “3000억 달러(약 410조원)의 국부펀드가 최근 미·일 정상급 회담 전후로 수차례 논의됐다”며 “정부가 직접 투자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공개서한에서 “불균형한 무역 적자와 상호주의에 어긋나는 관세·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더는 지금의 구조를 지속할 수 없다”며 다음 달부터 일본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미국의 압박에 놀란 일본이 대미 투자 규모를 4000억 달러(악 550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꺼내자, 미국은 빌미로 이달 초 한국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압박 카드로도 꺼냈다는 말도 나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압박 후 보름간의 협상 끝에 일본의 대미 투자액은 5500억 달러로 확정됐다. 애초 손정의 회장의 첫 제안보다 1.8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미국 상무부 통계 기준)가 685억 달러(약 94조원)였던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8년 치 무역 흑자액이 미국에 재투자되는 셈이다. 다만 투자 대상과 기간, 출차 주체, 기금 운영 형태 등은 이날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일본) 정부측 금융기관이 최대 5500억 달러 규모의 출자·융자·융자보증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합의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투자계획의 명칭은 ‘재팬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철강, 조선, 자동차, 인공지능, 에너지 등 경제안전 분야가 투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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