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센터 30일 마감...통신·IT기업, 막판 고심

2025-05-29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사업 신청 마감(30일)이 임박한 가운데 막판까지 주요 기업들의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AI컴퓨팅 자원을 운영한다'는 확실한 상징성에도 사업 자율성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물론 손해배상 지침, 광범위하고 지나치게 자율적인 공모지침 등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국가AI컴퓨팅센터 특수목적법인(SPC) 컨소시엄 주사업자로 참여가 예상됐던 통신 3사는 물론, IT서비스 등 데이터센터 운영 복수의 대기업들이 참여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신청 마감 하루 전인 이날까지도 계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컨소시엄 구성과 방대한 공모지침 등 준비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참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도 불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네이버 등과 컨소시엄을 꾸릴 것으로 알려진 삼성SDS도 접수 마감 직전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구성, 글로벌 파트너 선정, 세부 제안 내용 등을 지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S 외에 주사업자 부재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사로 참여를 검토해온 LG CNS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IT서비스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의 사업 참여는 어렵게 됐다.

기업들이 참여를 망설이는 요인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SPC의 공공 지분율(51%)에 따른 사업 자율성에 제약과 낮은 수익성, 공모지침서상 연대보증과 청산·손해배상 가능성에 대한 부담 등이 거론된다. 의무는 무거운데 반해 혜택이 적다는 것이다.

글로벌 협력이 필수 참여 조건지만 외국계 기업도 관망하는 모양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은 국내에서 공공 분야 AI·클라우드 사업 레퍼런스 확보가 절실하지만 확실한 주사업자 부재에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이렇듯 복잡한 상황 속에 이번 공모가 유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업이 유찰되면 사업자 선정을 비롯한 센터 설립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접수기한 내 1개 이하 컨소시엄이 사업 참여를 신청할 경우 사업은 유찰된다. 이 경우 연장공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모지침 등 규격 변경 없이 신청 기한만 늘어난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지만 준비기간이 부족했던 기업은 한숨을 덜게 된다.

연장공고에도 최종적으로 1개 컨소시엄만 신청하면 공모지침상 평가기준에 의거, 적정 사업자인지 판단을 거쳐 수의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과기정통부가 연장공고만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유찰 후 재공고를 기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재공고가 이뤄지면 공모지침 변경을 통해 광범위한 제안 조건과 사업 참여 부담 등이 일정 부분 해소될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무 조직에서 사업 추진을 희망해도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장기 사업인 만큼 재무파트에서 불확실한 사업성과 수익성 등을 이유로 불허하는 기류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몇몇 기업은 사업 유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재공고 시 세부 지침이 개선되면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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