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매체들이 미국과 인도의 관세 충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최근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던 인도가 이제 현실을 자각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추가적인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해 놓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도 역시 강경한 입장이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은 인도와 러시아와의 무역을 장려했으며, 인도와 러시아의 무역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며 "이번 미국의 관세 조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하며, 인도는 국익과 경제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제일재경신문은 6일 분석 기사에서 미국과 인도의 관세 갈등 원인은 인도가 미국산 농산물 수입 요구에 대해 취하고 있는 소극적인 태도에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인도에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혜택을 요구했고 인도가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하자,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인도가 고품질의 저렴한 미국산 농축산물을 수입하게 되면 인도의 농민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되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집권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모디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6일 '인도의 전략적 균형이 미국의 일방적인 패권주의라는 벽에 부딪혔다'는 제목의 논평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인도는 미국의 훌륭한 친구였지만, 인도가 미국의 전략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순간, 인도는 그 즉시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인도가 유지해 온 지정학적, 전략적 균형이 현실에서 검증을 당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한때 특별한 관계라고 믿었던 것은 일방적인 환상에 불과했음을 일부 인도인들은 이제 분명히 깨닫기 시작했다"며 "다극화된 세계에서 굳건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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