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딥페이크를 악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 전쟁터에서는 드론이 미래 무기로서 그 살상력을 증명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형태건, 하드웨어 형태건 이미 로봇 3원칙 중 가장 우선시되었던 '인간에 해를 가해서는 안된다'라는 가치는 무너졌다.
전자산업의 태동부터 ICT를 거쳐 AI라는 새로운 문명의 과정에서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약 300만년에 걸쳐 진행된 인류의 진화보다 최근 1년의 기술적 혁신이 더 크게 다가온다.
때로는 그 무서운 속도에 인류는 준비되어 있는 지 물음표를 던진다. 수많은 악플과 가짜뉴스, 세대 갈등, 피싱 범죄 등 새로운 기술에 따른 전에 없던 형태의 사회적 부작용들이 그 의문에 힘을 더한다. 기술은 빠르고 인류의 진화는 늦다. 결국 AI는 인류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비판적 해석과 올바른 활용을 뜻하는 'AI 리터러시'가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AI 기술에 환호하고, 그 성능에 취하며, 안이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연세대학교에서 AI도구를 활용한 중간고사 부정행위로 수강생들이 0점 처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미 외신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올해 초 대유행이었던 지브리풍 프로필도 마냥 흥미로운 사회적 이벤트 정도로 여겨선 안 된다. 일부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지적재산권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세계적 유행이라는 커다란 흐름에 묻혔다. 최근에서야 지브리스튜디오를 포함한 일본 콘텐츠 업계는 오픈AI에 무단 학습 중단 서한을 보냈다.
AI는 계속 학습하는 기술의 특성상 완벽함을 목표로 하기 힘들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듯, AI 역시 영원히 부족함을 채우고 오류와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거짓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하며 뻔뻔하게 나오는 AI 할루시네이션에 대처하지 못하고, 윤리적 고민 없는 무분별한 활용이 이어진다면, AI가 사회 공동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계속될 것이다.
다행인 점은 AI의 긍정적 활용 사례들도 많다는 점이다. 신약개발 등 반복되는 실패 속에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던 연구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시각·청각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조하는 분야에서의 AI 활용은 그 서비스 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사례 확산은 AI 발전의 동기부여로 이어진다. AI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개선되고, 개발자에게는 더욱 적극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력이 된다. 개발자와 사용자 그리고 전 인류는 AI와 교감 새로운 인간적 가치와 함께 그들과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다.
많은 나라들이 AI 윤리 관련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AI 혁신은 인류의 진화보다 빠르고, 제도는 당연히 이 속도를 따라올 수 없다. 제도로서 AI 부작용을 막는다는 것은 분명 한계점이 있다. 정부가 올바른 AI 활용을 위한 '정책'을 만든다면, 반대편에서는 바로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낼 것이다. 결국 원론적 해법은 AI를 사용하는 인류의 '올바름' 뿐이다.
지금까지는 보다 방대하고 보다 빠른 AI의 성능 경쟁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AI 신인류의 자격을 갖추는 데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단독] "10년 전엔 상상도 못할 수법" 인터폴이 경고한 '뉴레벨 사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1/13/00854026-bf93-4166-bd21-1c506c1eb8ec.jpg)

![[기고] ‘외로운 늑대’ 설칠까 불안한 대한민국](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2/20251112517163.jpg)


![[김장현의 테크와 사람] 〈88〉그래도 코딩을 배워야 하는 이유](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12/news-p.v1.20251112.9ec88f1a1bd64ed69e4432db90b77869_P3.jpg)

![[ET톡] AI 금융,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4/12/09/news-p.v1.20241209.0edaa7e9dd504c008064f828459bdd48_P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