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질병청장, “데이터·AI와 위기 대응 재편으로 역량 강화”

2025-09-09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향후 역점을 두고 추진할 두 가지 과제로 데이터 과학 기반 조직 혁신과 공중보건 위기 대응 체계 재구조화를 제시했다. 질병청에 대해 “확장은 했지만 밀도는 약하다”는 내부 평가도 내놓으면서 기관장으로서 내실과 균형 잡힌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기도 했다.

9일 세종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 청장은 “질병청은 감염병 위기 대응, 상시 감염병 관리, 만성질환·건강위해 관리, 데이터과학·연구 등 네 가지 축을 모두 잘해야 하는 조직”이라며 “그 가운데 지금 가장 보완이 필요한 영역이 데이터 과학과 위기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첫째로 강조한 과제는 데이터·AI 기반 혁신이다. 질병청이 보유한 역학·코호트·건강 데이터는 국내 최대 규모지만, 부서별로 분산돼 있어 연계·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임 청장은 “그간 각자 하던 사업들을 통합해 칸막이를 허물고 AI를 접목해 밀접접촉자 자동선별, ‘AI 검역관’, 맞춤형 건강조사 통보, 허위 건강정보 모니터링 등으로 구체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TF를 운영해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과 민간 연구 활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과제는 공중보건 위기 대응 체계의 재구조화다. 그는 “사스·메르스·코로나를 거치며 체계는 갖췄지만 여전히 현장에 스며든 문화로 정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거의 방식이 미래에도 유효할지 다시 묻고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표본·병원체 감시기관을 대폭 확대하고 하수 감시 같은 보완적 체계를 도입해 다층적 감시를 강화한다. 의료대응 역시 음압병상 확충을 넘어 지역 상시 전환 시스템을 구축, 위기 시 즉각 가동되는 거버넌스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임 청장은 또 “코로나19 이후 사스·메르스·코로나 등 위기 때마다 조직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다소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확장 전략보다는 조직의 밀도를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mRNA 백신 국산화 지원 △희귀질환·예방접종 확대 △기후보건 대응과 손상관리 종합계획 등이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임 청장은 “전문적인 체계에 현장의 감각과 경험을 더해 제대로 작동하는 질병청을 만들겠다”면서도 “질병청의 능력은 과학적 사실과 분석에서 나오지만, 국민과 접점이 많은 기관인 만큼 겸손하게 소통하는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능력 있지만 겸손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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