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외식 트렌드, “자기만족 건강한 한그릇·미식 일상화”

2025-12-18

배민, 1인용 배달주문 증가세 지속, 개인 입맛 만족시키는 미식 일상화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석)는 최근 1900만건의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6년 외식 트렌드로 ‘자기만족 건강식’, ‘미식 일상화’, ‘한그릇 오리지널리티’, ‘수산물의 재발견’, ‘경험하는 K-푸드’ 등 5가지 트렌드를 발표했다. 본지는 이중 외식업체에서 관심이 큰 트렌드 ‘자기만족 건강식’, ‘미식 일상화’, ‘한그릇 오리지널리티’ 등의 내용을 요약해 제공한다.

자기만족 건강식, ‘죄책감 덜고 만족은 추가’

자기만족 건강식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건강식이 아니다. 핵심은 ‘고객이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맛’이라는 기본적인 만족은 보장하면서 당류, 칼로리, 염분 같은 건강에 좋지 않은 요소를 1~2개만 덜어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배민은 “소비자들은 완벽한 ‘건강식’ 대신에 평소 즐기던 음식에서 죄책감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나를 위한 작은 만족을 더 해서 완벽한 건강 식단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한 끼를 먹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나의 건강식’이라고 인식한다”고 전했다.

배민은 대표적인 예시로 ‘저속노화 식사법’을 꼽았다. 흰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고, 몇가지 재료를 바꾸고, 먹는 순서만 조금 신경쓰면 평소에 맛있게 먹었던 음식으로도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식사법이다.

주요 SNS에서 보양식과 함께 언급한 키워드 분석을 보면, 10년 전에는 보양식은 삼계탕, 닭, 장어와 같은 전통적이고 객관적으로 몸에 좋은 음식이었다. 하지만 2025년에는 고기, 회, 샐러드, 만두, 집밥, 샤브샤브 등으로 그 의미가 확대됐다. 이는 '간편하게 건강함을 챙길 수 있는 + 나의 마음을 만족시키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기만족 건강식 트렌드가 2026년에는 특히 음식 배달 시장에서 특히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집밥 등 일반 식사 상황과 배달 식사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SNS 언급 키워드를 각각 분석하면 일반 식사에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이른바 ‘탄단지’에 대한 언급이 많았지만 배달 식사와 관련해서는 '칼로리'가 언급량 1위를 차지했다. ‘칼로리’라는 죄책감을 덜어내면서 ‘마음 편한 한 끼’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소비 트렌드가 배달 식사에서 더욱 뚜렷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배달 음식은 맛있고 쉽고 간편하지만, 집밥에 비해서 건강함은 다소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배달 음식에서 칼로리 등 소비자의 죄책감을 살짝만 덜어준다면, 맛있고, 쉽고, 간편하면서 건강하다는 만족까지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식 일상화, 배달 시장에서 더 활성화될 것

미식(美食)에 대해 소비자가 전에는 ‘요리에 정통한 권위자가 인정한 고급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비싼 요리’로 인식하고 있었다면, 최근에는 남이 정해준 기준이 아닌, 오직 ‘나’ 개인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음식이 바로 미식이라고 생각한다. 미식이 사회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서 나만의 주관적인 입맛으로 변하고 있다. 미식의 즐거움이 일상 속으로 편입돼 ‘미식의 일상화’로 변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SNS에서 미식에 관해 이야기할 때 ‘먹다’, ‘알다’처럼 정보를 얻거나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지금은 ‘즐기다’, ‘잊지 못하다’ 등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낀 감정이나 만족감을 표현하는 단어가 더 많아졌다.

생각의 변화와 함께, 미식을 경험하는 장소도 바꿨다. 평범하고 저렴한 식당에서도 나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음식을 찾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미식의 현장이 된 셈이다.

미식의 일상화 현상이 잘 나타난 것이 ‘뷔페의 인기’다. 오마카세, 파인 다이닝은 셰프가 정해준 메뉴를 따라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뷔페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고르고 나만의 조합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특히 20대의 뷔페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중저가 뷔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보다 무려 30%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은 고객들이 내 취향대로 선택하는 미식의 경험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

배민은 “미식의 일상화 트렌드의 배경에는 다양한 음식·요리 콘텐츠들이 있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홈 쿠킹’, ‘세계 요리 탐방’, ‘숨은 맛집 발굴’ 같은 콘텐츠가 유튜브 등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이후 소비자들은 다양한 음식 콘텐츠로 쌓은 지식은 직접 요리를 해보거나 숨어있는 음식점을 방문해 즐기면서 나만의 미식을 찾는 트렌드가 만들어 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배민은 미식의 일상화 트렌드는 외식업체가 메뉴에 옵션을 추가하는 구성 방식이 늘고 있어서 내년도 더 활성화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배달 시장에서 성황을 이룰것으로 전망했다. 배민 고객리포트에 따르면 배민 고객들은 옵션을 추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 ‘메인 메뉴와의 꿀 조합을 위해서’라고 답했고, 그 다음으로 ‘내 입맛에 조절하기 위해’를 꼽았다. 메뉴에 옵션을 추가하면서 더 완성된 맛, 나만의 미식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그릇 혼밥, 소비자 10명 중 8명 ‘자연스러운 일상’

국가데이터처에서 지난해 12월 발표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2025년 처음으로 800만 가구를 돌파해 815만6000 가구를 기록하며 2026년에는 836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 먹을 음식을 찾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심지어 가족 간에도 각자 다른 식사를 하는 등 한 그릇으로 구성된 개인화 식사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혼밥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혼밥 문화가 특정 계층이나 연령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속 다양한 소비자층으로 확산하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서 1인 메뉴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어서 특정 상권, 특정 업종이 아닌 모든 음식점이 혼밥을 준비해야 한다.

혼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역시 크게 바꿨다. 2014년에는 혼밥이라는 단어와 함께 언급된 SNS 키워드는 ‘쓸쓸하다’, ‘이상하다’, ‘외롭다’ 등 부정적인 단어가 많았지만 2025년 현재는 ‘좋다’, ‘즐기다’, ‘편하다’, ‘저렴하다’ 등의 긍정적인 단어가 눈에 띄게 늘었다. 혼밥을 긍정적으로 보는 비율도 같은 기간 56%에서 83%로 증가했다. 이제 소비자 10명 중 8명은 혼밥을 당연하고 편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배민도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이 최소 주문 금액 없는 ‘한 그릇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5월 한 달간 약 40만건이었던 한 그릇 주문은 10월에는 463만건으로 늘어나며 약 12배 성장했고 11월 기준 누적 주문 수는 무려 2250만건을 기록했다.

한 그릇 서비스 출시 이후 한 그릇만을 위한 메뉴 구성이 이뤄졌는데 가장 매출이 높은 메뉴는 한식은 ‘고기요리 1인분+밥 1공기’, 중식은 짜장면 등의 ‘식사 메뉴+미니탕수육’, 분식은 ‘떡볶이+사이드 메뉴)튀김 등)’이었다. 한그릇 메뉴는 더 이상 기존 메뉴의 양을 줄여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메인 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여름 인기를 끌었던 ‘컵푸드’가 대표적 사례다. 컵빙수에서 시작해 냉면·물회·육회·마라탕·마라 꼬치까지 다양한 요리를 컵에 담아낸 컵푸드는 혼밥 수요가 높은 젊은 층을 겨냥해 개발됐다.

배민은 한 그릇 메뉴 구성에 대해 “한 그릇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기존 메뉴의 양을 줄이는 것부터 출발하는 게 맞다. 하지만 단순히 소형화로 끝나서는 안 된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부족한 건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전문화된 한 그릇’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1인 가구의 생활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며 “1인 가구는 주방·조리 환경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잔반이 많이 남는다든지, 배달 용기에 음식 찌꺼기가 많이 남는 메뉴는 선택을 꺼리게 되는 요인이 된다”며 “양념이나 국물이 있는 음식은 용기에 담기 전에 비닐로 한 번 더 감싸주거나, 반찬의 가짓수를 줄이고 오히려 메인 요리의 양을 늘려주는 방식으로 구성해 주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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