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신인’의 탄생이다. 이제 겨우 스물두살. 배우 심수빈이 첫 장편영화 ‘지우러 가는 길’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도 밟았다. 두려웠을 법했을텐데도, 재밌었다고 씩씩하게 웃는 그다.
“개막식 전날까진 너무 떨리고 잠도 못 잤어요. 주변에서 즐기라고 해도, 전혀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어제 개막식에 다녀오고 나니, 뭔가 좀 재밌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레드카펫을 걷는 걸 상상했을 때 너무 두려웠는데, 막상 가보니 재밌었고요. 또 배우 선배들을 보니 천상계인 것 같아서 신기했어요. 정말 아름답고 멋졌죠. 실제로 보니 이병헌 선배가 제일 신기했고요. 하하.”

심수빈은 18일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은 채 담대한 면을 보여줬다.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지우러 가는 길’을 공개하는데요. 관객들이 어떻게 봤을지 궁금해요. 연기에 대한 평가요? 나쁘게 나오더라도 상처를 덜 받을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것 같았던 것들을 오답노트로 만들었거든요. 연기에 대한 비판을 받아도, 내겐 오답노트가 남았으니 앞으로 더 잘할 일만 남은 거잖아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가 궁금해 배우의 길로 뛰어든 것도 오롯이 그의 선택이었다.
“부모님이 엄청 반대를 하시면서 ‘예고 입시에서 떨어지면 당장 그만두라’고 조건을 걸었어요. 독기로 입시를 준비했고 결과적으론 합격을 했죠.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는데요. 우연하게 지금 소속사와 계약을 하면서 삶이 많이 달라졌어요. 아직 내가 ‘배우’라는 수식어에 맞는 사람인가 고민도 있지만,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는 게 지금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지우러 가는 길’을 시작으로 공개가 예정된 작품들이 다수 준비돼있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고 묻자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말하는 그다.
“계속 재밌게 연기하고 싶어요. 다만 어떤 배우가 되어야할까에 대한 고민은 어제 부국제 개막식에 참여한 이후 조금 커진 것 같아요. 나도 선배들처럼 깎이고 다듬어진 느낌의 배우가 될 수 있을까. 혹은 꼭 그래야만 할까에 대한 답도 못 내렸고요. 지금의 나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 답을 찾아나가는 배우가 되어보려고요.”
다만 너무나도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손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확고했다.
“제가 할머니와 유대감이 깊은데요. 그래서 드라마에 꼭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커요. 할머니가 늘 연속극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드라마에 제가 나오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 곧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할머니가 절 보면 정말 좋아하시겠죠? 하하.”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상영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메가박스 부산극장까지 총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