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7000원, 근데 대박 났다…직장 10곳 떠돈 LG맨 창업 비밀

2025-07-13

시그니처 아이스 아메리카노 7000원(변동), 게이샤 라테 9500원, 클래식 아인슈페너 6000원….

서울 남산 소월길에 자리 잡은 나의 세 평짜리 카페 ‘텐스퀘어 남산’의 대표 메뉴 가격이다. 손님이 앉을 공간도 마땅찮을 정도로 비좁은 가게에서 만만치 않은 가격대의 커피를 만들어 파는데, 벌써 이 일대에선 ‘인생 커피’라는 극찬도 듣고 단골도 꽤 많다. 얼마 전엔 남대문시장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세 분이 나란히 손잡고 들어오시면서 “이 집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나서 와봤다”고 하셨다. 세 분이 게이샤 라테 한 잔을 나눠 드시고는 “또 오겠다”며 가시는 모습이 정겨웠다.

지난 4월엔 일매출 세 자릿수를 찍은 날이 열흘을 넘었다. 카페 창업 8년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이었다. 이후 비가 자주 오고 날씨도 금방 더워지면서 손님이 조금 줄었지만 카페 운영비, 직원들 인건비 걱정하지 않고 실험적인 신메뉴 개발도 여유 있게 시도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매일 아침 향긋한 커피를 정성껏 내리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단골 손님들과 스몰토크(small talk)를 나누는 노후. 젊은 시절엔 은퇴 후 이런 삶은 상상도 못 했다.

1963년생인 나는 1988년 스물다섯 살에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 그룹의 금성산전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그때는 대기업에서 ‘평생 직장’이 보장된 안정적인 삶이 펼쳐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10년도 채 안돼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칼바람에 해직됐다. 이후 미국 회사에 스카우트돼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이어갔고 구조조정을 서너 차례 더 겪으며 직장은 10곳 이상 옮겨 다녀야 했다.

결국 2016년 조직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53세 나이에 갑자기 커피 공부를 시작해 늦깎이 바리스타 안두익(62)으로 변신했다. 자영업 중에 가장 폐점률이 높다는 커피점을 차려 코로나19를 버텨내고 개성 있는 나만의 커피로 승부를 본 비결, 미국에서 배운 ‘협업의 힘’으로 카레를 운영하는 스토리를 한번 들어보시라.

은퇴Who 〈목차〉

📌 美서 직장생활 16년…“내 것 있어야 한다” 깨달음

📌 ‘대박’보다 ‘리스크 줄이기’가 우선

📌 9500원짜리 커피 마시러 외국서도 온다

📌 [은퇴후 조언] 개성 가득한 독립카페 차리고 싶으신가요

※ 〈은퇴Who〉 다른 이야기를 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⑭ “방송대 학사 따는 게 취미” 학위만 6개, 할머니 번역가

⑬ 25㎏ 빼고 중년 로망도 이뤘다…‘은퇴 후 목공방’ 59세 전략

⑫ 똑순이 부장님 마흔살 퇴사…연봉 150% 키운 ‘츄파춥스 나무’

⑪ 소변 지린 침대에 코 킁킁…‘연봉 1억’ 임원보다 행복하다

美서 직장 생활 16년…“내 것 있어야 한다” 깨달음

아침에 눈 떴는데 갈 곳이 없는 막막함. 그 기분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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