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숨 한 번이면 끝”…'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조기 진단 가능성 열렸다

2025-10-31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췌장암을 단 한 번의 ‘호흡 검사’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연구진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숨 검사(breath test)’ 기술을 개발해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아직 별다른 선별검사법이 없는 췌장암 진단 분야에서 수년 내 실용화 가능성이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말기(4기)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영국 내 환자의 62%가 4기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자선단체 ‘판크레아틱 캔서 UK’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내쉰 숨 속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분석해 췌장암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으로, 비침습적·저비용의 진단법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앞서 7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에서 유의미한 정확도를 확인했으며, 이번에는 영국 전역 40여개 병원에서 6000여명을 대상으로 검증 단계를 확대했다.

검사 과정도 간단하다. 환자가 약 30초간 숨을 내쉰 뒤 샘플을 분석하면, 약 3일 안에 결과가 나온다. 결과에 따라 영상검사나 정밀검사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췌장암 재단 측은 이번 연구를 두고 “지난 50년간 췌장암 진단 분야에서 가장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조지 한나 임페리얼대 교수는 “검증시험에서도 이번 결과가 재현된다면, 향후 췌장암 의심 환자 진단 체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기대를 전했다. 실제로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5년 내 영국의 1차 의료기관(GP 클리닉)에서도 호흡 검사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아직 임상시험 단계인 만큼 대규모 검증 데이터 확보와 비용 효율성, 인종·연령별 적용 가능성 등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국내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률 순위는 폐암·간암·대장암·췌장암·위암 순이다. 췌장암은 남성에서 5위, 여성에서는 폐암·대장암에 이어 3위로 나타났다.

췌장암 주요 증상은 소화불량, 식욕부진, 허리 통증, 황달 등이지만, 증상이 나타날 땐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아 5년 생존율이 5% 미만에 그친다. 의료계는 원인 없는 체중 감소나 갑작스러운 당뇨 발생 시 조기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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