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년 동안 국내 혼인 건수는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외국인과의 결혼은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아이를 낳더라도 첫째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출생 변화’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1996년 43만49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9만1700건까지 줄었다. 지난해에는 22만2400건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30년 전보다 44.2% 적다.
반면 외국인과의 혼인은 같은 기간 1만3500건에서 2만800건으로 53.9% 늘었다.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서 9.3%로 확대돼 10건 중 1건꼴로 다문화 결혼이 이뤄졌다.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 간 결혼은 50.7%,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 간 결혼은 64.2% 각각 증가했다.
평균 초혼 연령도 크게 높아졌다. 1995년 남성 28.4세, 여성 25.3세였던 초혼 연령은 지난해 각각 33.9세, 31.6세로 올라 남녀 모두 30대에 진입했다.
출산은 더 급격히 줄었다. 출생아 수는 1995년 71만5000명에서 지난해 23만8000명으로 66.7%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1.63명에서 0.75명으로 반토막 났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같은 기간 27.9세에서 33.7세로, 남성의 경우는 31.1세에서 36.1세로 높아져 ‘늦은 출산’ 추세가 뚜렷해졌다.
특히 첫째아 비중은 1995년 48.4%에서 지난해 61.3%로 증가했다. 반대로 둘째·셋째아 출산은 각각 75% 이상 줄어 다자녀 가정이 급격히 감소했다.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1.2%에서 5.8%로 늘었고, 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 비율도 1.3%에서 5.7%로 높아졌다.
통계청은 “결혼과 출산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지만, 결혼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출산율이 다시 오르는 흐름도 관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