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티븐 밀러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3일(현지시간) 인도를 향해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국경 통제 등을 설계한 최측근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1기에 이어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같은 직책을 맡고 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이날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구매함으로써 사실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금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명확히 말한 것은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구매하면서 이 전쟁을 계속 자금 지원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은 인도가 러시아 석유 구매량에서 중국과 거의 맞먹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늘려 중국에 이은 2대 수입국에 올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38%를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은 47%를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밀러의 이번 비판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인 인도를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발언 중 하나"라며 "미 워싱턴 주재 인도 대사관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로이터는 이어 "인도 정부 소식통은 최근 미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관계는 훌륭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인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로 러시아와의 무역을 들었다.
그는 또 이달 8일까지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한 결단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들에도 100% 관세를 매기는 2차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