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38〉브랜드 신뢰는 가까움에서 시작, 위생용품 3사의 전략비교

2025-09-15

브랜드 신뢰 형성의 출발점은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소비자와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특히 기저귀, 생리대, 휴지 등 위생용품 업계는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의 위생과 직결되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친밀도가 소비자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위생용품 브랜드인 유한킴벌리, 깨끗한 나라, LG생활건강은 각기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대표 제품 브랜드인 크리넥스, 좋은 느낌, 하기스 등보다도 사회공헌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우푸푸)'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SNS 채널 운영에 있어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를 핵심 창구로 삼고 있으며, 2030 세대를 타깃으로 공익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공식 블로그는 '#FOREST'와 '#우푸푸' 두 가지 카테고리로 운영된다. #FOREST에서는 실제 나무 심기 활동, 전국 숲길 소개 등 자연 친화적인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일상에 숲을 연결시키고 있으며, 촬영 이미지와 유튜브 영상 연동을 통해 채널 간 유기적 연결도 강화하고 있다. #우푸푸 카테고리는 사회공헌 행사, 캠페인 이벤트 등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철학과 활동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가장 활발한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서는 숲길 지도, 국내외 환경이슈(몽골 사막화, 산불 등), 지역 축제 연계 등으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인 '사진 찍어드려요' 시리즈는 숲길 여행지에서 트렌디한 감성을 자극하며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킨다. 여의도 벚꽃축제와 같은 오프라인 현장 방문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는 브랜드 경험도 시도하고 있다.

반면 깨끗한 나라는 SNS 전략 전반에 있어 과도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실질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없으며,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중심의 채널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지난 4월 말 이후 매거진 스타일로 리뉴얼하며, 제품 중심 콘텐츠로 전환을 시도 중이다. 쿨링타올, 웰니스 브랜드 'Better'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야구장 협업 이벤트, 팬톤 컬러 휴지 케이스 출시 등으로 소비자 체험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그러나 콘텐츠 구성이 전반적으로 제품 홍보에 치중되어 있으며, 브랜드의 메시지나 철학을 전달하는 콘텐츠는 부족하다. 블로그 역시 상품 개발 비하인드, 이벤트 당첨자 발표 등 정보 제공용 게시물 중심이어서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에는 한계가 있다. SNS 전반에서 타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점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LG생활건강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감성 콘텐츠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자사 제품을 활용한 숏드라마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해, 실생활 속 감정을 소재로 시청자 참여형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댓글 이벤트, 사연 공유 등으로 소비자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지난 3개월간 총 5개의 영상만이 업로드 되는 등 업로드 주기가 비정기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에피소드 간 연결성이 부족해 스토리의 연속성을 통한 지속적인 관심 유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유한킴벌리, 깨끗한 나라, LG생활건강은 각자의 방식으로 '브랜드와 소비자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공익 캠페인과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정서에 깊이 침투하는 전략을, 깨끗한 나라는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현실 기반 콘텐츠를, LG생활건강은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에게 공통된 과제는 SNS 채널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 전략 수립과 지속적인 운영이다. SNS를 통해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와 '같이 걷는 브랜드'로서 일상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위생용품업계는 이처럼 일상과 가까운 제품군이기에, 브랜드와의 관계 역시 '친근함'과 '신뢰'가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게 된다.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는 이제 제품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가치와 철학, 사회적 책임, 감성적 연결이라는 다층적 의미를 소비자에게 전할 수 있을 때, 브랜드 신뢰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위생용품 3사의 SNS 전략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화할지, 소비자와의 거리를 어떻게 좁혀 나갈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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