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세아베스틸·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온실가스 7분의 1가량을 배출하는 철강업체 4개사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탄소배출이 적은 ‘전기로’ 생산량과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후단체인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기후넥서스가 연간 온실가스 배출이 100만t 이상인 국내 철강 제조업체 4개사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세아베스틸이 64점(‘보통’)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각각 51점과 48점으로 ‘미흡’ 등급을 받았다. 현대제철은 가장 낮은 39점을 받아 ‘매우 미흡’ 수준으로 평가됐다. 80점 이상인 ‘우수’에 해당하는 기업은 없었다.
보고서는 지난 5년간(2020~2024년)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고 현대제철의 온실가스 배출량만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강(쇳물) 생산량은 대체로 감소한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가 기업별로 다른 이유는 고로 생산량의 차이 때문이다.
철강 회사가 쇳물을 만드는 방식은 크게 ‘고로’와 ‘전기로’로 나뉜다. 고로는 용광로에 철광석, 코크스 등을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석탄을 환원제이자 열원으로 사용한다. 전기로는 고철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전력이 주요 에너지원이다. 고로 공정으로 철강을 1t 생산하면 평균적으로 이산화탄소 2.3t이 생산된다. 전기로 공정은 0.7t에 불과하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도 탄소배출량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철강사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1%도 되지 않아 미미한 수준이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1만4352MWh(메가와트시)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당해 전력 소비량의 0.38%를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했다. 동국제강은 0.24%, 포스코는 0.01%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고, 현대제철은 재생에너지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철강 4개사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8년 대비 10~12%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 이는 국제기구 권고나 해외 철강사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철강 부문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24% 감축하도록 제시했다. 아르셀로미탈, 티센크루프 등 글로벌 주요 철강사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0%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세계 6위 철강 생산국이자 세계 3위 철강 수출국이다. 철강 산업은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17.8%를 차지하는 최대 산업 배출원으로, 보고서의 평가 대상인 4개 업체의 온실가스 배출만 연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4.8%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철강을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운 부문으로 여기는 것은 이제 시대착오적 인식”이라며 “철강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과학 기반으로 재설정하고, 녹색 철강 생산 및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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